오늘이 장애인의 날인데 참 어처구니없는 소식입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했던 장애인 유도 선수와 감독 등 10여 명이 줄줄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시력이 안좋은 척 일부러 연기를 해 국가대표 출전 자격을 따낸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손하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은 유도 종목에서만 금메달 7개를 따내며 종합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른바 '효자 종목'이었던 건데, 최근 대표팀 선수들은 물론 감독과 장애인 유도협회 관계자 등 10여 명이 무더기로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도 종목 장애인 국가대표로 출전하려면 시력 부문에서 장애 스포츠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선발됐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장애인체육회 관계자
- "(출전 자격은) 스포츠등급을 획득한 자입니다. B1, B2, B3로 다 통일되어 있습니다."
국가대표로 부정 선발된 일부 선수들은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통과할 정도로 눈이 좋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경찰은 이곳 장애인유도협회와 시력검사를 한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선수들이 장애가 심한 것처럼 속여 출전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입건된 선수 중에는 지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도 포함됐습니다.
장애인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월 최대 100만 원의 연금이 평생 지급되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주는 포상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회 측은 장애 등급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합니다.
▶ 인터뷰(☎) : 장애인유도협회 관계자
- "(선수들의) 시력이 나빠서 면허증을 반납을 했고요. 눈이라는 것은 녹내장 백내장이 껴있을 때 가면 장애 인증이 나오는 거고, 수술하고 가면 안 나오는 거거든요."
경찰은 협회 관계자와 감독을 출국금지하는 한편, 장애가 심한 것처럼 속여 선발된 선수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