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UG 보증` 사칭 분양현장, 적발 후 또 허위광고를?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 중인 한 오피스텔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허위광고 정정 조치를 받았지만, 지금도 'HUG 보증' 관련 허위광고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HUG 보증'을 사칭한 허위·과장광고 행위에 관련 벌금 등의 법적제재 조치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 중인 '건대 동원데자뷰' 오피스텔 현장이 지난 1월 말 HUG로부터 보증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보증을 확정지은 것처럼 분양을 해오다 적발됐다. 해당 현장의 시공 및 시행사는 동원메이드건설이다.
앞서 HUG는 작년 11월 25일 "HUG의 안심보장증서에 가입했다"며 조합원 모집에 나섰던 경남 거제시 소동리 '지세포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와 올해 1월에 걸린 '건대 동원데자뷰' 현장의 허위보증광고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후 지난 2월 22일 공정위로부터 관련 답변을 받은 HUG는 해당 현장의 허위광고의 삭제를 강제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건대 동원데자뷰' 분양대행사라고 밝힌 강경백 미소하우징 이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HUG 보증 표기 관련 오류가 있었다. 허위보증광고 시정명령을 받은 뒤 관련 문구를 모두 삭제했고, 완공 후 HUG로부터 보증을 받기로 했다"면서 "HUG가 관련 내용을 삭제해준다고 했고, 일간지에 정정기사도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HUG 관계자는 "건대 동원데자뷰 현장으로부터 허위보증 광고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을 받은 뒤 이 현장의 요청으로 오늘(18일) 관련 보도자료(1월 25일에 낸 '건대 동원데자뷰 HUG 보증 사칭 주의' 자료)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공전에 보증을 해주는 상품은 없다"며 "해당 사업장은 보증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HUG 홈페이지에서 '분양보증발급현황', '임대보증금보증발급현황'을 검색해보면 해당현장이 보증을 받은 사실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문제는 이 사업장이 '허위광고문구'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어 이를 믿은 수분양자들이나 해당 광고만 믿고 분양을 받을 예비분양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 서울 건대 동원데자뷰 현장의 허위 HUG 보증 광고 [출처 = 네이버]

지난 2월 13일자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이 현장의 광고자료에서는 '건대 동원데자뷰가 내년 2월 준공되면 주택도시보증공사(공공기관)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부동산임대관리전문업체인 C주택관리에서 10년 동안 매월 85만원씩 임대보장을 해준다고 한다'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광고에서 사진으로 올라간 C주택관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업무협약도 거짓으로 확인됐다. HUG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지자체나 기관들과는 업무협약 등을 맺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개별업체와는 업무협약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HUG측은 설명했다.
HUG 관계자는 "건설사나 일반 업체는 HUG에 건설이나 주택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사업자등록을 하는 차원"이라며 "(분양)사업장이면 몰라도 개별업체와 업무협약이나 보증을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허위광고 조치 요구를 실행하지 않아도 HUG는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부분이다. 보증상품 가입 사칭 현장을 단속하고 적발해야할 의무만 있지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 신고 전에 어느 정도 정정 또는 삭제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줘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제문 창조도시경제연구소장은 "사업의 공신력을 얻기 위해 사업장들이 HUG의 보증상품을 허위로 적시하는 것은 '과장광고'로 봐야하는데, 대법원 판례상 과장광고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HUG도 적발 현장에 대해 지급보증을 못해준다고 단언하지 못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나 다름없다. 국토부 등 상급기관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같은 현장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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