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팔라 지역의 베이라 시에 위치한 이재민 캠프에서 지내는 이네스(가명). 최근 300명 이상이 콜레라 확진을 받은 지역이다. 이네스는 지저분한 캠프에서 병에 걸리는 것이 두렵다.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 |
세이브더칠드런은 사이클론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항구도시 베이라에서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지원했다. 아이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사이클론이 강타하기 전과 후의 집을 그림으로 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 대부분이 집과 재산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이웃의 사망과 부상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부모 인터뷰를 통해 몇몇 아동이 높은 의존도와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도 확인했다.
6살, 11살 아이의 엄마 레지나(29세·가명)는 심리적 충격에 의한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 "갑작스럽게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떻게 (집으로) 돌아갈지 자꾸 물어봐요. 아이들에게는 이 상황이 전쟁 같은 거에요. 사이클론 이후로 잠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횟수가 잦아졌어요"라고 말했다.
↑ 세이브더칠드런의 심리상담 과정에서 이네스(가명)가 그린 그림.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 |
이네스는 "서로 손을 잡지 않으면 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손을 꼭 잡고 움직였어요. 저도 하마터면 넘어져서 물에 빠질 뻔 했는데, 이모가 잡아 주셨어요. 이모와 저는 서로를 꼭 붙들고 이웃집까지 갔어요. 이웃집에 도착해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하고 소리쳤고 그제야 문이 열렸어요"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모잠비크의 심리사회적지원 전문가인 마리아 와드는 모잠비크 아동이 겪는 심리적 고통에 대해 호소했다. 그는 "많은 아이가 부모와 형제자매가 물에 휩쓸려가거나 집이 무너지는 상황을 목격했다. 어머니가 자신을 지붕 위로 밀어 올린 뒤 물에 떠내려가는 걸 눈앞에서 경험한 소녀도 있다"며 "집과 생계를 재건하는 것을 넘어 아동과 가족들의 회복에 필수적인 정신 건강 지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사이클론 발생 직후부터 긴급 피난처와 식량,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동보호와 심리적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설치한 아동친화공간에서 아동은 전문가의 감독 밑에서 회복의 첫 단계를 밟는다.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은 조기에 감지해 전문가가 회복을 지원한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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