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고위기술 제조업을 중심으로 큰 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기술 제조업에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산업처럼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포진해있다.
한국은행 김도완 과장·이상협 조사역은 9일 조사통계월보에 실은 '산업별 노동생산성 변동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2015년 국내 전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평균 2.1%로 이전(2001~2017년)보다
제조업 중에서도 고위 기술일수록 생산성 둔화가 심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같은 고위기술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전 14.5%에서 이후 6.8%로 7.7% 포인트 떨어져 둔화폭이 가장 컸다. 기계와 자동차, 선박 같은 중고위기술의 생산성 증가율도 금융위기를 전후로 6.5% 포인트 후퇴했다.
김도완 한국은행 조사국 전망모형팀 과장은 "고위·중고위 제조업이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끌고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들 업종의 노동생산성 변화는 우리 경제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지속적으로 이들 업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한다면 국제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이고, 우리 경제 미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성 후퇴의 주된 요인으로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지목됐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이나 자본 같은 전통적 생산요소를 제외한 기술 혁신 등 나머지 부문이 얼마나 생산에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생산 효율성 지표다. 이 지표가 낮다는 건 생산에 투입된 노동이나 자본에 비해 혁신 기업 출현이나 생산 요소의 효율적 배분 등 산출이 부진했다는 의미다.
제조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금융위기 이전 4.6%였으나 이후 1.1%로 낮아졌다. 고위기술의 경우 9.0%에서 4.4%로 큰 폭 떨어졌다. 중고위기술은 3.4%에서 -0.2%로 아예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총요소생산성 기준 상위 5%인 선도기업뿐 아니라 나머지 기업인 후행기업도 동시에 둔화해 전반적으로 혁신과 자원 배분이 부진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규제완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경쟁과 신성장산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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