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BMW,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현대캐피탈] |
중고차는 신차보다 가격 부담이 작다. 같은 값으로 고를 수 있는 차종도 신차보다 많다. 세금과 보험료 부담도 낮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품질이 제각각인 데다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이상 성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이 같은 단점을 악용해 소비자를 속이는 악덕 딜러들이 암약하고 있다. 가짜 매물을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하는 호객꾼도 많다. 소비자들은 이 때문에 중고차 사기를 꺼려한다.
기우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중고차 매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807건 접수됐다.
이 중 성능·상태 점검 내용과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른 사례가 74.6%(602건)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능·상태 불량이 369건, 사고 정보 고지 미흡이 143건, 주행거리 상이가 44건, 침수차량 미고지가 26건, 연식 모델 상이가 20건으로 나왔다.
피해구제 신청 778건(미결 제외) 중 수리·보수, 환급·배상, 계약 이행 등 판매자와 합의가 이뤄진 건수는 339건에 불과했다. 소비자 불신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수입차 회사들과 국내 자동차관련 회사들은 이같은 소비자 불신을 기회로 여겼다. 이들 회사들은 내놓은 중고차 상품이 '명품 중고차'라 부르는 인증 중고차다.
인증 중고차는 판매사가 일정 기간 품질을 보증해주는 상품이다. 신차 전시장에 버금가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전시장에서 전문 딜러와 상담하며 인증 중고차를 고를 수 있다.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보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인증 중고차는 2003년 크라이슬러가 처음 도입한 뒤 10년 넘게 BMW, 벤츠, 렉서스 등 수입차 브랜드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지난 2015년부터는 현대캐피탈이 국산 인증 중고차를 선보였다.
인증 중고차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인증 중고차 판매대수는 4700대로 2017년보다 23.1% 늘었다. BMW는 지난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80% 증가한 1만24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도 1만1687대를 팔아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캐피탈 인증 중고차의 경우 최근 6개월간 월 평균 방문자가 36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증 중고차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중고차의 아킬레스건인 '품질'이다. BMW는 무사고 5년, 주행거리 10만㎞ 이하의 BMW·MINI 중고차를 대상으로 총 72개 항목의 정밀점검을 거친 뒤 매물로 내놓는다. 1년 2만km 무상 보증 서비스도 펼친다.
벤츠는 공식 수입한 차 중 4년 10만km 이내의 무사고 차(생활흠집, 범퍼 및 도어 단순 교체는 무사고에 해당)만 판매한다.
무사고차라고 그냥 파는 건 아니다. 벤츠 엔지니어들이 2~3시간에 걸쳐 외관 흠집 및 오염, 엔진, 전자시스템, 브레이크, 서스펜션, 각종 오일류를 점검하고 도로 주행까지 거치는 178가지 항목을 정밀 점검해야 팔 수 있다. 부품 교환이 필요할 때는 순정 부품을 사용해 품질을 유지한다.
렉서스는 수입 인증 중고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91개 항목을 검사한 뒤 품질을 보증한 중고차를 판다. 또 신차 구입 때 제공하는 보증기간(4년 10만km)이 남아 있다면 잔여기간은 그대로 승계해준다.
여기에 추가로 1년 2만km 연장 보증도 제공한다. 신차 출고일부터 총 5년 12만km까지 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국 22개 렉서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신차와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자료출처 = 현대캐피탈] |
자동차 리스와 장기렌터카 이용자들이 반납한 차량의 사고 이력을 분석한 뒤 A~E등급으로 구분한다. 이 중 무사고(A)와 경미사고(B)에 해당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총 10개 영역, 233개 항목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를 통과한 차량에 대해 흠집 제거와 타이어·배터리 교환, 고급 광택, 실내 항균, 클리닝 절차를 거쳐 상품가치를 높이고 최종적으로 등급을 부여한다. 품질 등급이 'A1+'인 차량은 무사고에 주행거리가 1만km 이하면서 운행 품질도 우수하다. 'B2'는 가벼운 사고가 있었고 주행거리는 1만~2만km 이내면서 운행 품질은 평균인 차량이라는 뜻이다.
인증 중고차 매장을 찾은 소비자에게는 해당 차의 사고·정비·점검 이력, 기존 이용자 정보, 품질보증 수리, 잔여보증 기간 등 구매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담은 '차량 이력 리포트'를 제공한다. 모든 중고차는 정찰제로 판매된다. 아울러 6개월 1만km까지 책임보증과 무상수리를 제공한다.
인증 중고차의 걸림돌은 가격이다. 신차에 버금가는 차량 상태와 사후관리까지 제공하다보니 당연히 가격이 높을 거라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요즘은 가격대가 거의 비슷하다. 품질보증과 서비스를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사례도 많다.
싼타페 2016년식(주행거리 6만km 수준)의 경우 현대캐피탈에서는 2070만원에 판매된다. 비슷한 품질을 지닌 같은 연식의 싼타페는 이보다 70만원 이상 저렴하게 중고차 쇼핑몰 등지에서 판매된다.
단순히 차량 가격만 비교했을 때는 인증 중고차가 더 비쌀 때가 많다. 하지만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인증 중고차가 오히려 저렴할 수도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차를 사면 가격 외에 이전등록비, 세금, 매도비, 알선수수료 등도 내야한다. 추가로 들어가는 부대비용은 195만원 가량이다. 현대캐피탈을 이용할 경우 이전등록비와 세금을 제외한 별도의 부대비용이 없어 70만원 가량의 부대비용을 아낄 수 있다.
여기에 현대캐피탈 인증 중고차는 중고차 가치를 높이는 상품화 과정을 거쳤다. 차 상태를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비용을 들여 차량을 점검하거나 사자마자 소모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추가비용 없이 6개월 1만km 워런티가 적용된 것도 장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상품화 과정과 워런티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80만원 이상이라고 설명한다. 부대비용 70만원 가량과 상품화·워런티 가치 80만원 이상을 합산하면 인증 중고차를 샀을 때 150만원 가량 아낀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인증 중고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97%에 달했다고 밝혔다. 실제 현대캐피탈 인증 중고차 사이트에는 만족도를 적은 구매후기가 100건 이상 달려있다.
물론 연식, 차종, 상태, 가격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인증 중고차가 일반 중고차보다 저렴할 때도 있지만 비쌀 때도 있다. 또 인증 중고차보다 일반 중고차 매물이 많기 때문에 중고차 온·오프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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