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설경구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
설경구는 지난 1993년 연극 ‘심바새매’로 데뷔한 뒤 장선우 감독의 1996년 작 ‘꽃잎’에서 소녀(이정현 분)의 행방을 쫓는 대학생 우리들 역할을 통해 스크린 데뷔했다. 이후 ‘박하사탕’ ‘오아시스’(이창동 감독),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박흥식 감독), ‘공공의 적’ ‘실미도’(강우석 감독), ‘나의 독재자’(이해준 감독) 등 소재와 장르를 불문한 작품들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을 통해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설경구는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며 무수히 많은 선물을 받기도 한다. 또 ‘불한당원’들은 그가 참여하는 여러 행사에도 빠짐없이 찾아와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아준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에 출연하고, 일종의 신드롬을 만들어낸 그이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불한당’ 이후 순진하게만 접근하지 말고 좀 더 극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방향의 연기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보여주는 연기 혹은 만든 연기도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관객들에게 더 크게 가 닿을 수도 있달까. ‘만들어졌다’는 말을 참 싫어하지만 때로는 필요한 것 같다. 제게는 ‘불한당’이 하나의 변화점이었다. 작품마다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매번 목마르다. ‘우상’(이수진 감독)은 18개월 만에 찍은 영화다. 집요하게 파보자는 생각이었다.”
↑ 최근 설경구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
설경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로 든든한 갑옷을 만들어 입었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반성한다. 이번 영화 ‘우상’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다.
“영화를 하면서 늘 부족함을 느낀다. ‘우상’에서도 조금 더 계산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순간이 있었다. 구명회(한석규 분) 지지 연설을 할 때 제가 고개를 그냥 숙이는데, 나중에 ‘한 번 더 꼬았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20년 넘게 연기를 했는데도 나아지는 게 아니라 더 힘들어진다. 그런 디테일을 계산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영화의 색깔마다 다르지만 여전히 참 어렵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냉정하다. 섣불리 자신을 평가하지 않고 높은 이상향을 설정하지 않는다. 다만 간극을 점점 좁혀나가려고 노력할 뿐이다. 오랜 시간 꾸준히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설경구는 앞으로도 겸손하되 당당하게 연기하고 싶다.
“저는 아직 멀었다. 배우는 무모한 직업이자 집착하는 직업이다.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없다. 연기는 예술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