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란의 주총시즌 ◆
현대차그룹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대결구도에서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 국민연금은 엘리엇의 제안 대신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의사를 밝히면서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까지 잇달아 현대차그룹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현대차그룹은 22일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에 완승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14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의를 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전문위)는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효성 정기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했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의 회사 측 제안에 대하여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현대차 주식을 8.27%, 현대모비스 주식을 9.02% 가지고 있어 두 상장사의 2대 주주다. 정몽구 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은 현대차 29.11%, 현대모비스 30.17%다.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37.38%, 39.19%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각각 3%, 2.6% 갖고 있다.
국민연금의 찬성표에 국내 민간 자산운용사들이 따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대차 측 우호지분은 50%에 육박할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ISS, 글래스 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배당 관련 의안 등에서 현대차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한숨 돌린 현대차와 달리 올 들어 '3% 룰' 규제로 인해 올 주총시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진양산업 주총에서 감사 선임(박지동 씨) 안건이 부결됐다. 상장사가 감사를 선임하려면 '의결권 있는 주식의 4분의 1 찬성 및 출석 주식의 과반수 찬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문일호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