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각막 이식받은 80대 "벌써 10년, 지금도 고마울 뿐"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고마울 뿐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그의 각막을 기증받았던 권모(81.경북 안동시)씨는 "아직도 고맙게 생각하며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씨는 김 추기경이 선종하고 하루가 지난 2009년 2월 17일 서울 가톨릭성모병원에서 왼쪽 눈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당시에는 각막 기증자가 누구인지 몰랐으나 나중에 김 추기경이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특별한 감회에 젖었습니다.

김 추기경은 안동과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김 추기경은 1951년 대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안동 목성동 성당에서 근무했습니다.

6·25 전쟁 중이라 굶주린 사람이 많았고 막 사제가 된 젊은 신부는 특히 어린애들이 배를 곯지 않을까 걱정하며 지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추기경이 당시 성당을 찾아온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모습을 기억하는 안동 사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각막 이식을 받은 권씨는 이후 눈 상태가 계속 나빠지면서 수년 전 재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김 추기경이 남겨준 각막을 지금까지 온전하게 지키지 못해 못내 아쉽지만, 그분 마음만큼은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권씨는 "말주변이 없어 추기경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고맙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