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26일 진행된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83㎡ 매물(중앙8계 2018-3138)에 대한 1회차 경매가 유찰됐다. 이로 인해 20억9000만원인 감정가에서 20% 삭감된 16억7200만원에 2차 경매가 1월 말께 진행될 예정이다.
압구정동 소재 아파트에 대한 경매 유찰은 2016년 9월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분위기상 이번 유찰로 낙찰가율 역시 3년 만에 1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1차 유찰 후 낮은 가격에 2차 경매를 시작해도 호황기에는 오히려 처음 감정가를 훌쩍 넘기는 낙찰가도 자주 나온다. 그러나 최근 관망세가 짙어진 부동산시장을 감안하면 2회차 경매에 사람들이 몰리더라도 100%대 낙찰가율이 힘들 것이란 시각이다.
마지막 100% 이하 낙찰가율 사례는 2015년 7월(낙찰가율 98%)로 약 3년6개월 전이다. 이 기간에 진행된 21건의 압구정동 아파트 경매를 살펴보면 매각가율은 최소 100%에서 최고 134%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압구정동 미성아파트는 감정가보다 4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반면 이번 경매는 감정가보다 4억원 이상 낮아진 유찰가에 2차 경매가 진행되며 달라진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매시장 경색은 강남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강남구·서초구·송파구를 포함한 강남3구 경매시장 현황을 보면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월부터 9·13 부동산 대책 직전인 9월 12일까지 강남3구에서 진행된 105건의 아파트 경매를 분석해본 결과 이 중 총 74건이 낙찰돼 낙찰률 70.1%, 낙찰가율 106%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3일~12월 31일까지 진행된 강남3구 아파트 경매에선 총 68건 중 31건이 낙찰돼 45.6%의 낙찰률과 100.5%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9·13 대책 이전 9.93명에서 이후 6.84명으로 3분의 1 수준이 줄어들며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압구정동을 포함한 강남구로 좁혀봐도 9·13 대책을 전후해 낙찰률은 10%포인트, 낙찰가율은 7%포인트가량 줄어들며 하락폭이 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시장 냉각이 경매시장으로도 점차 확산되면서 당분간 경색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