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산행을 함께하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28일) 오전 서울 성북구 홍련사에서 출발한 이날 산행은 약 3.4㎞ 코스로 2시간 남짓 진행됐습니다.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산행한 것은 취임 후 맞은 첫 주말인 지난해 5월 13일 북악산에 오른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산행에는 내외신을 포함해 총 107개 언론사에서 147명의 기자가 참석했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에서도 20여 명이 동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파란 등산복에 갈색 등산화를 착용하고 출발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제62회 식목일 북악산 전면개방 기념조림 2007.4.5.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새겨진 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기자들과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기념촬영 후 산행을 시작한 문 대통령과 기자단은 숙정문 성벽에서 잠시 풍경을 내려다 본 후 성곽길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동 중에 제주에서 온 등산객들과 악수하는 등 시민들과도 '셀카'를 찍으며 인사했습니다. 촛대바위 앞에 다다라 잠시 틈이 나자 출입기자들의 '셀카' 요구에 일일이 응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등산 중에 남북 백두대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들의 근황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기자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문 대통령은 청운대에 이르러서 "기자들을 자주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의 하나로 1년에 한두 번 정도 산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산행에 나선 소회를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을 산행 장소로 고른 것을 두고 "제 뜻은 아니었고 기자님들이 다 북악산으로 가고 싶어 한다고 선택했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취소되는가 보다' 했는데 기자들이 비가 오더라도 가야 한다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농담했습니다.
이어 "등산도 등산이지만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면서 "설악산이나 지리산, 안나푸르나, 히말라야 등에 가면 꼭대기에 가보고 싶은데 북악산도 청와대 뒷산이니 올라보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산이 아니더라도 동학농민혁명 기념지 우금치처럼 역사를 배우면 그 장소에 가고 싶은 것"이라면서 "'기자들도 같겠거니'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바빠 와보지 못한 분이 많아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체력 관리 비법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국가 기밀에 속하는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건강 관리를) 특별히 하지는 못하고 시간 나는 대로 북악산 쪽을 산책하고 있다"며 "시간이 되면 '좀 더 좀 더' 하다가 성벽까지 올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말에는 산에 올라 시민과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그렇게 걷는 게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좋다"면서 "가령 연설문을 생각할 때 걷곤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산행 코스인 숙정문을 비롯한 청와대 뒤 북악산 일원은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인 '1·21 사태' 이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발길이 차단됐던 곳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신조 일당이 당시 요원 30명과 북한산으로 와서 북악터널을 넘어 자하문 고개로 기습하려다가 경찰 검문을 받고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면서 "이후 전면 통제됐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개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면 개방은 아니고 성벽만 개방됐는데, 수방사의 방공망으로도 활용돼 막사들이 남아 있다"면서 "인왕산이 전면 개방된 것처럼 북악산도 개방 정도를 넓혀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산행 중 '1·21 사태' 때 총탄의 흔적이 남은 소나무를 기자들에게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산행을
뒤늦게 식사 장소에 합류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도 기자들과 어우러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별도의 회의 일정이 있어 불참했다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