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정운찬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의 긴급 기자간담회는 기대보다 실망감만 안겼다.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KBO의 현실만 더 부각되고 말았다.
정 총재가 공식적인 사과의 시간을 마련한다 알려지자 어떤 이들은 획기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을 했다. 이미 수차례 사과나 유감을 표명할 시기를 놓친 정 총재가 신인드래프트 현장서 일종의 예고(?)까지 하자 장고 끝 결단이 마무리됐음을 알리는 듯 했기 때문. 12일 정 총재 기자간담회는 수많은 취재진이 자리하며 사회적 도마에 오른 프로야구계의 아시안게임 후폭풍, 그 결말을 주의 깊게 지켜봤다.
↑ 정운찬(사진) 총재가 12일 야구계 현안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서울 양재동)=옥영화 기자 |
뿐만 아니었다. 사견임을 전제했지만 프로 구단 1명씩 (대회에) 차출하는 게 맞다고 별안간 배분을 강조했는데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의심 받는 그 구단별 안배와 배분에 대한 인식이 뒤떨어짐을 자인해버린 셈이 됐다.
그 외에도 경찰야구단 폐지, 신규외인선수 몸값 상한선제도 등에 있어서도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했다. 요청이 오면 요청을 할 생각(경찰야구단 문제), 좋은 국내선수들에게 줄 비용이 줄어든다(외인몸값 제한) 등 국민들이 생각하는 근원적 질문과는 정반대의 대처와 인식을 보여줬다.
오히려 정 총재는 관중감소 지적에 자료를 준비해와 4년 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뉘앙스만 강하게 풍겼다. 잘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고 전제했지만 듣는 팬들 입장에서는 4년전과 기준이 다르고 상황이 다른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만 발표해버린 것이다. 앞서 간담회 내내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됐기에 이는 오해를 넘어 사실로 굳어지기 다분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그리고 KBO를 향한 비판적 시각의 이유는 스스로 자정능력을 선보일 수 있느냐 여부다. 프로야구계가 촉발시킨 이번 사회적 문제에 대해 야구계가 먼저 나서 고치고 변화하고 준비하는 시늉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지 여부다.
그러나 12일 정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러한 것이 실종됐다. 지켜보고, 기다리고, 요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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