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공무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차량 감금과 막말을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행정안전부 조사관이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습니다.
오늘(6일) 행안부는 "정확한 진실 확인과 조사결과에 대한 공정성 확보를 위해 수사기관에서 수사할 필요가 있다"며 대기발령 조치와 동시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수사도 의뢰했습니다.
지난 1일 고양시청 시민복지국 소속 A(7급) 주무관은 시청 내부게시판에 '행정안전부 B 조사담당관을 고발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실명으로 게재했습니다.
A 주무관은 지난달 30일 행안부 조사관에게 고양시청 주차장 공터로 나올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은 뒤 조사관 2명이 탄 개인차량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취조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행안부 익명비리제보방을 통해 A 주무관의 사무관리비 편취 의혹 등이 내부 제보되자, 조사관 2명이 대면 조사에 나선 상황이었습니다.
A 주무관은 행안부 조사관들이 "이미 우리가 확보한 자료만으로도 (당신을) 끝내 버릴 수 있다", "나 만나서 살아남은 공무원 없어"라고 호통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문감사실, 상담실 등 공식적 공간이 있음에도 폐쇄된 개인차량에서 감사하는 게 적법한 방식인지 묻고 싶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A 주무관은 글을 올린 뒤 감사 방식이 부당하다며 해당 조사관들을 행정안전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행안부는 신고 당일인 지난 3일 조사관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A 주무관이 연가를 내 추가 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행안부는 "신고 내용과 해당 조사관의 진술이 상당 부분 상충하고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신고인(고양시청 A 주무관)이 면담에 적극적이지 않아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행안부는 "조사관 신분 고지 명확화, 인권 보호 철저 이행, 공식 장소 외 차량에서 조사 금지, 동의 없는 소지품·휴대폰 확인 일절 금지 등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관계부처, 지자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 감사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