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의무적으로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 종류가 대폭 줄어든다.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금융회사들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금감원은 "현재 금융사로부터 제출받는 업무보고서 1809종류 가운데 29.4%에 달하는 532종을 폐지하거나 보고 주기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조치로 금융사들의 보고서 작성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15일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법 등 금융감독법규에 따라 월·분기·반기·연간 단위로 금융사로부터 업무보고서를 제출받아 감독·검사 업무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감독 수요 확대 등으로 새로운 업무보고서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면서 2014년 말 기준 1703종이던 보고서 종류는 지난해 말 1864종으로 3년 만에 9.5% 증가했다.
이처럼 보고서가 늘어남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제출하는 금융사의 업무 부담도 커졌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촉박한 보고 기한을 맞추기 위해 잠정치를 제출하거나 확정치 제출을 위해 사후에 수정 보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되면 취합된 데이터의 신뢰성과 업무 효율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무보고서 종류가 너무 많아 작성 부담이 과중하다는 금융사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업무보고서 체계를 대폭 정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업무보고서 142종은 폐지할 방침이다. 다른 업무보고서와 내용이 중복되거나 현행 감독·검사 업무와 직접적 관련성이 낮은 보고서들이다. 또한 변동 사항이 자주 발생하지 않거나, 보고 주기 대비 활용이 빈번하지 않은 보고서 166종은 매월 보고하던 주기를 분기나 반기
금융사 업무 프로세스 및 보고 내용의 특성상 현행 보고 기한이 너무 짧아 기한 내에 확정치를 제출하기 어려운 보고서 167종은 보고 기한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 밖에 불필요한 세부 항목을 삭제하는 등 서식을 변경한 보고서도 57종이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