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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최대 로봇 업체인 시아순그룹에 국내 공장 자동화 전문업체인 신성에프에이 매각 자문을 맡았던 윤창규 삼정KPMG 전무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전무는 "사드 해빙 이후 중국 기업들의 국내 M&A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맞춰 중국 기업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기술, 장비, 소재 등의 IT기업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지난달 매각이 완료된 신성에프에이 사례를 들었다. 그는 "디스플레이·반도체 분야 이송장비를 제작하는 신성에프에이도 중국에 없는 기술업체를 사들인 사례"라며 "지난 입찰 과정에서는 국내 업체도 있었지만 중국에서 복수 업체가 나설 정도로 중국 쪽의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국내 기업 인수 수요는 하반기에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아순그룹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윤 전무는 "올 상반기에만 중국발 국내 딜이 5건에 1조원어치를 넘었다"며 "하반기까지 더해질 경우 올해 중국발 인수 규모는 역대 최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윤 전무는 "시아순그룹 같은 중국 IT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와 기술력 확보를 위해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을 인수하는 데 보다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며 "국내 기업에는 단순히 회사를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외에도 합작 형태로 중국이라는 큰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성에프에이의 경우 지분 80%를 중국 측에 넘겼지만 20%는 여전히 신성이엔지가 보유하고 있다. 지분 공유를 통해 국내 기존 경영진과 중국 신규 경영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신성에프에이가 국내 시장을 넘어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경우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식을 택한 것
윤 전무는 "사드 해빙 이후 베이징, 상하이 등 16개 KPMG 중국 거점을 통해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 간 많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제조업 강화 전략, 반도체 굴기, 신형 디스플레이산업 발전행동 계획 등을 한국 기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