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여전히 KIA 타이거즈에는 김주찬(37)이, 또 이범호(37)가 필요하다.
지난 4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을 본 KIA 팬들은 위와 같은 생각에 적극 동의할 것이다. KIA로서는 경기가 답답할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 2회부터 7회까지 매회 선두타자가 출루하거나 홈런을 때리며 기회를 마련했지만 분위기는 달궈지지 않았다. 솔로포로 끝나거나 혹은 주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보통 이런 경기는 제아무리 디펜딩챔피언이라도 이기기가 쉽지 않다. 흔들린 선발투수를 대신해 구원 등판한 한승혁이 깜짝 호투로 4이닝을 버텨준 것은 사실이지만 타자들이 꽉꽉 막혀 있었기에 득점을 해낼 뾰족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증명한 두 명의 베테랑 김주찬(왼쪽)과 이범호.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김주찬은 수차례나 타선을 이끌고 주도했다. 첫 타석만 범타였지 나머지 타석을 모조리 안타로 장식하며 무려 5안타 경기를 했다. 순도도 높았다. 6회에는 추격의 홈런포, 8회는 대반전의 연결고리가 된 안타를 이어갔다. 연장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안타 한 방으로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소위 표현하는 멱살 잡고 끌어올렸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활약이었다.
또 다른 베테랑 이범호는 다른 모습으로 기여했다. 사실 그는 타격감이 좋지 못하다. 1할대 타율이 말해주듯 활화산 KIA 타선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4일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네 번의 타석서 네 번의 아웃. 큰 반전은 없어보였다.
그러나 이범호는 여전히 결정적일 때 빛났다. 연장 10회말, 그가 쏘아 올린 유일한 안타이자 홈
5안타를 때리며 팀을 끌어 당긴 김주찬과 결승포로 날아오르게 만든 이범호. 세월은 속일 수 없다지만 이들의 역할마저 흔들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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