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국제 금 가격은 전일 대비 온스당 0.37%(5.10달러) 오른 135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16일 이후 최고가로 3년래 최고치인 온스당 1364.9달러 경신을 눈앞에 뒀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인 최근 금값의 상승세는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글로벌 경기 확장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의 지속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센터 팀장은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달러가 강세로 가기 어려운 상황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역시 달러 약세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 표시로 거래되는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물가 역시 경기 확장으로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금 가격이 미리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 5년 만에 금 가격 강세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유진 킹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2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금 가격과 미국 금리 간 괴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여섯 차례 금리 인상기 중 네 차례는 금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를 부추겨 달러로 가격을 매기는 금값의 하락 요인이 되지만 과거 데이터가 이를 반증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금빛 전망과 실제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수의 금 펀드는 장단기 수익률 모두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투자자들 안색을 잿빛으로 만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 가격은 1년 만에 8.5%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에 설정된 11개 금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36%로 부진했다. 최근 1개월과 6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0.78%와 -4.19%로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고, 5년을 기준으로는 30%에 육박하는 손실률을 보일 정도다.
금 펀드의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펀드 환매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국내 금 펀드에서 최근 1년간 1259억원이 순유출됐고, 올해 들어서도 3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환매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해 5000억원에 육박했던 금 펀드 설정 규모도 37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상품별로 투자 방식이 워낙 다양한 만큼 투자에 나설 때 개별 금 펀드 특성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금 가격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다른 금 펀드 대비 선방한 반면 금 채굴업체 등 금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ETF는 1년 수익률이 8.26%로 실제 금 가격 상승률과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고, 삼성KODEX골드선물ETF와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ETF 역시 1년 수익률을 기준 각각 4.51%, 2.45%로 다른 금 펀드 대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품인 블랙록월드골드 펀드는 1년 동안 -17.51%의 손실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IBK골드마이닝펀드(-6.02%)와 신한BNPP골드펀드(-3.9%) 역시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에 워낙 금 관련 기업들이 주가가 올랐기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