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같은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다.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활용해 에틸렌을 만드는 에탄분해설비(ECC)와의 경쟁 때문이다. 국내 화학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인 납사를 분해하는 설비(NCC)를 돌려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유가가 배럴당 65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ECC 업체들이 NCC 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화학 빅3의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LG화학 3조37억원, 롯데케미칼 2조9129억원, 한화케미칼 815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세 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6조73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 증가한다고 전망된 것이다. 지난해 화학 빅3이 기록한 5조3189억원의 영업이익 규모도 사상 최대였다.
화학업계의 호실적은 '슈퍼 사이클'이라고도 평가된 에틸렌 시황 호조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5일 기준 에틸렌 가격은 t당 1273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8.5% 올랐다. 에틸렌 가격 상승은 2010년 초 이후 경기가 부진하자 글로벌 화학업계가 신규 설비에 대한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여름 미국 서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이 지역 화학설비의 가동이 중단된 것도 에틸렌 가격을 밀어 올렸다.
이에 화학업계는 지난해 연달아 에틸렌 설비 증설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23만t, 한화토탈이 31만t, 롯데케미칼이 20만t의 증설을 각각 예고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에서도 신규 공장 건설과 증설을 통해 올해 말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산 45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에틸렌 증설에 뛰어든 회사가 국내 업체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북미 지역이다.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한 곳으로 올해 3월까지 새롭게 가동되는 ECC 규모는 연산 1000만t 수준이다. 글로벌 에틸렌 수요의 연간 자연 증가량 500만~600만t의 두배에 달하는 증설량이 북미지역에서 쏟아지는 셈이다.
ECC 신규 가동이 국내 화학업계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는 국제유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오르면 셰일 산업이 활기를 띄면서 ECC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NCC 업체들은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로부터 납사를 비싼 값에 사올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배럴당 65달러를 ECC와 NCC 사이 승부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60.42달러로 지난해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 2015년 6월 이후 2년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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