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게임 선두주자 엔씨소프트, 코스닥 '쌍두마차' 컴투스와 더블유게임즈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22.7%)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수익성은 외국인 유저(게임 이용자) 입맛에 맞는 신작 개발로 국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데 이어 PC 전용 게임에서 발 빠르게 스마트폰용 게임으로 전환한 데 힘입은 것이다. '3인방'의 국외 시장 개척이 가속화하면 향후 반도체·석유화학 중심의 수출 전선에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상반기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18곳의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률 평균은 12.2%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상장사의 1~3분기 실제 실적에 4분기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를 합산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241조원의 매출에 5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영업이익률이 22.7%에 달할 전망이다. 반도체만 보면 영업이익률이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지만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가전 부문 영업이익률이 전체 평균을 다소 깎아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35.1%로 삼성전자보다 한 수 위다. 올 3분기 실적이 분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매출은 72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4%나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03%나 급증해 3278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2254억원을 기록했다. 1997년 창립 이후 첫 연매출 1조원 달성에 이어 4분기 실적까지 따라와 주면 2조원대 매출이 가능하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M' 덕분이다. 원래 이 게임은 PC용이었지만 지난 6월 스마트폰에서 게임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도 내놓으며 대박을 치고 있다.
3분기 매출의 75.7%인 5510억원이 모바일 게임에서 나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매출을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모바일 게임 매출의 90%가 리니지M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리니지M은 국외 시장 매출도 끌어올리고 있다. 지역별 매출 규모에서 가장 큰 북미·유럽 시장은 지난 2분기 287억원에서 3분기 323억원으로 12.5% 성장했다.
대만 시장도 같은 기간 성장(93억→99억원)했는데 4분기엔 '깜짝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씨소프트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20% 이상 올렸는데 대만에서 리니지M은 흥행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도 국외 시장을 노린 신작 게임이 즐비하다는 점도 엔씨소프트의 몸값을 높이는 이유다. 또 다른 모바일 게임 '아이온템페스트'와 함께 PC용 게임 '프로젝트TL'도 출시한다.
국외 시장 성장세를 높게 평가한 외국인들은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이 종목을 2632억원 규모로 순매수 중이다.
모바일 게임 전문 업체 컴투스의 3분기도 눈부셨다. 매출이 1년 새 6.4%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20.5%나 늘어 수익성이 높아졌다.
이 종목의 대표 게임은 '서머너즈워'로 전 세계 100여 개국 게임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3분기 매출의 88%인 1101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북미·유럽 매출이 전체 국외 매출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이 게임의 인기로 컴투스는 올 3분기를 포함한 최근 8분기 연속으로 국외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38.7%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머너즈워'는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전쟁 캐릭터가 많아 인기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대비 주가는 저렴한 편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4배로 엔씨소프트(13.4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사 더블유게임즈는 국내 시장보다는 국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소셜카지노 업체 '더블다운인터렉티브(DDI)'를 9200억원에 인수하고 글로벌 온라인 카지노 업계 2위(점유율 10.8%)에 올라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영업이익률은 26.7%로 작년(28.8%)보다는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연내에는 마케팅비와 서버 정상화 작업이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블유게임즈는 DDI에 기술진을 파견해 서비스 개선과 마케팅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마케팅 채널을 기존 페이스북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내년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