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새롭게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취임한 류중일(54) 감독. 선임된 지 약 2주, 공식취임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아직 여러 부분에서 깜깜한 상태. 다만 차근차근 과정을 풀어가고 있기도 하다. 할 일이 태산 같은 류 감독의 취임일성을 뜯어봤다.
감독의 단장행, 전임 단장의 2군 감독행 등 놀랄만한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진 LG지만 그래도 가장 화제는 30여년을 삼성맨으로 살아온 류 감독의 LG 사령탑 취임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을 줬다. 류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 평생의 커리어가 시험대에 올랐다. 올 시즌 가을야구에 실패한 LG 역시 새로운 도전임은 마찬가지. 우승을 향한 욕심,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야구를 만들고자 류 감독을 택했다.
↑ 류중일(사진) 감독이 지난 13일 LG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하며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삼성맨으로서 LG맨이 되는 과정자체만으로도 쉽지 않다. 팬들은 과거 역사를 통해 LG를 거친 우승감독들의 아쉬운 결말을 봐왔다. 더불어 현재 LG는 조심스럽게 상위권 이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 말인 즉 첫 해부터 최소한의 성적이 필요하고 당장 2019시즌 이후에는 우승 등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LG가 대권도전 이상의 목표를 위해 류 감독을 모셔왔다는 것은 야구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라이벌인 두산과 KIA, SK까지 직간접적인 변화를 통해 한 발자국 전진했다. LG 입장에서 류 감독 선임은 파격이기도하고 또 도전이기도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만큼 의지가 충만했다.
최근 류 감독은 온갖 구상들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아직 서울에 집도 없는데다 당장에는 마무리캠프 준비로 바쁘다. 근본적으로는 LG라는 팀에 녹아들고 배우는데 여념이 없다. 설레기도 함과 동시에 부담감도 역력한 일.
↑ 새 사령탑이 된 류중일(왼쪽에서 세 번째) 감독이 새로운 LG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류 감독이 이끄는 LG는 외적으로도 변한다. 스프링캠프는 올해와 달리 이전처럼 미국 애리조나-일본 오키나와 체제로 돌아간다. 이 역시 실전경기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된 부분. 류 감독 의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주장도 바뀐다. LG는 전통적으로 구단 식구들의 투표를 통해 주장을 선출했고 임기는 2년이다. 지난 2년간 투수 류제국이 이를 수행했는데 이제 임기가 종료됐다. 때마침 류 감독은 투수주장보다 야수주장을 선호한다고 했다. 박용택, 정성훈, 정상호, 손주인 등이 새 후보로 알려져 있는데 류 감독은 “주장이 야구를 잘해야...”라는 뼈 있는 힌트도 남겼다.
자주 거론되는 과거 삼성소속 내야수 외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 영입은 없을 전망이다. 류 감독은 나바로의 실력을 떠나 투지가 없는 플레이에 적잖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력과 함께 인성도 담보되는 외인이 필요하다는 간접적인 요청이기도 했다.
아직 류 감독은 LG맨이 된 지 불과 3주도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 설렘이 적지 않아보였다. 다만 중간 중간 부담감도 노출했다.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이른바 청문회 등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심스러워하기도 했다.
류중일 체제의 성패는 결국 류중일 감독의 우승 혹은 승리 DNA가 얼마만큼 LG에 이식될 수 있을지 여부다. 과거 왕조를 이뤘던 감독에게 타 팀 검증론 등의 잣대를 내미는 일부 팬들이 있는데 황당한 부분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업적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도 있다. 그 정도로 몇 년 전 삼성은 (전력 측면에서) 훌륭하고 또 완벽한 팀이었다. LG팬들은 이러한 영광이 옮겨지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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