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5개사가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하루 현대해상이 4.31%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한화생명(4.28%), 동부화재(3.42%), 한화손해보험(3.07%) 등의 주가 상승률도 두드러졌다. 보험 업종에 속한 13개 상장사 중 12개가 상승 마감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보험 업종은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증권 업종이나 은행 업종의 상승세와 대비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경은 국내 보험업계에 IFRS17 도입이 예고되면서 자본 확충 부담과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이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국내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것도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국내 금리가 덩달아 올라 보험 산업의 수익성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이 같은 시장의 우려가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자 뒤늦게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지난 5월 IFRS17의 기준서가 공개되면서 보험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애초 새 보험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 계산이 엄격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보험사들도 IFRS17 도입에 발맞춰 자산 운용구조를 바꾸고 상품을 다변화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특히 대형사의 경우 대응 여지가 충분해 부담은 더욱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IFRS17도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도 서서히 보험업계 실적 전망에 반영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주요국이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국내 금리도 장기적으로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보험사는 보험료로 들어온 자산 대부분을 채권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희소식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단기적으로 채권값이 떨어져 자산 평가액이 낮아질 수 있지만 대부분 만기가 20~30년 남은 만큼 오히려 저가에 추가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보유채권에 대한 이자 수익 확대로 보험사 전체 운용수익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손해보험사에 더 주목하고 있다. 납입보험료에 대한 지급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의 개선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 따르면 2분기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의 당기 순이익 합산은 7648억원으로 전년
이는 소액청구건수 감소로 인한 보험금 청구율 하락 덕분이다. 무사고 가입자 및 마일리지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확대되면서 소액청구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음주운전 처벌 강화 및 운전면허 취득 조건 강화 역시 사고 발생을 감소시키고 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