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오너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이 2일 미래에셋 임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그린 '미래 금융'의 청사진이다. 그는 연초부터 이달 말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미네소타, 뉴욕 등을 거쳐 브라질, 유럽 각국 등을 순회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 기내에서 적은 이 같은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박 회장은 우리 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시했다. △수출만으로 고용 및 소득 창출이 가능한가 △4차 산업혁명 전략은 있는가 △불확실한 정치·경제 상황에서 고객 자산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이 그것이다.
미래에셋이 필요 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급해 국가 경제에 신성장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우선 미래에셋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과 손을 잡고 해외 기업 M&A를 위한 펀드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은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자금을 투자해 올해 총 1조원 규모 신성장사업 투자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네이버와 공동으로 투자한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과 15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위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관광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올해 1월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는 업무협약을 전라남도와 체결한 바 있다. 인프라 투자 외연을 더 넓혀 친환경에너지에도 투자한다는 포석이다. 박 회장은 "사회단체가 이해한다면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말 한국전력이 조성하는 5000억원 규모 전력 신성장 펀드의 운용을 맡기도 했다.
박 회장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의 양과 질을 모두 높이기 위해 ETF 운용 전문사를 분사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그는 "글로벌 ETF 회사를 분사해 올해 ETF 수탁액을 기존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 트렌드가 시장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수수료가 저렴한 ETF로 바뀌어 간다는 점을 감안해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자산운용 부문의 강점을 살려 보험사업 역시 강화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우수한 옛 PCA생명 인력들과 한 가족이 된다"며 "미래에셋생명이 '연금 전문 1등 보험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