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급선무다. 금융사 참여가 늘수록 분산 장부 기술을 활용한 컨소시엄 효용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블록체인 전문업체 R3의 찰리 쿠퍼 전무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네트워크 효과(특정 상품 수요가 다른 사람들 수요에 영향을 주는 효과)를 강조했다.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새로운 거래 방식의 효율성이 배가되고 블록체인 시대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R3는 2015년 'R3CEV'라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현재 글로벌 대형 은행·금융사 70여 곳이 참여하는 대형 컨소시엄으로 성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4대 대형 은행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참여하고 있다.
쿠퍼 전무는 "기존 거래 시스템하에서 금융사는 과도한 금융거래 비용과 비효율성을 감수하고 있다"며 "분산 장부 기술을 이용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해 금융거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컨소시엄을 설립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전문 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사들의 청산·결제 거래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650억~800억달러에 달한다.
R3CEV 컨소시엄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송금·결제 등 주요 금융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안정적인 금융거래 성과를 빨리 보여줘야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플랫폼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금융사별 금융 정보를 클라우드 등에 공유하는 분산 장부 방식을 인정하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진단이다. 각국별로 상이한 금융규제 장벽을 허무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쿠퍼 전무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금융 생태계 구축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특정기관의 중앙 서버가 아닌 개별 네트워크에 거래 기록
을 분산하고 각 참가자들이 함께 기록을 공유·관리하는 체계다. 분산되고 개방된 공동 장부 관리를 통해 거래 대상자들이 각각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청산소를 통한 제3자의 공증 절차가 필요 없다. 그만큼 금융거래 수수료와 복잡한 거래 프로세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