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서하준은 끝내 자신에게 ‘만족’이란 단어를 붙이지 않았다. 51부작을 달려온 ‘옥중화’를 끝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낄 만하건만, 그는 아직도 아쉬움만 한가득이란다. 자신에겐 ‘무한 욕심쟁이’에 ‘깍쟁이’인 서하준을 만났다.
서하준은 지난 6일 종영한 MBC 드라마 ‘옥중화’에서 명종 역을 맡았다. 비록 15회부터 등장했지만 51부작까지 주연급으로 활약하며 많은 명장면을 만들었다. 그런 서하준은 2013년 데뷔한 후부터 지금까지 공백기 없이 달려오기만 했다. 혹시 ‘공백기’가 두려운 것이냐 물었더니 서하준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지금까지 데뷔 후 공백기 없이 달려왔지만, 작품마다 캐릭터와 연기가 전부 달랐기 때문에 힘들거나 하는 것은 못 느꼈다. 얼마 전에 ‘옥중화’ 마지막 회를 부모님과 같이 봤는데 어머니께서는 작품이 끝난 후 찾아오는 공백을 걱정하셨다. 저는 걱정되진 않는다. 조급해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다음 작품이 언제 찾아올까 노파심 같은 건 있지만, 그게 괴로울 정도로 걱정되진 않는다. 연기생활 오래도록 한참 남았는데 좋은 작품과 연이 닿아 그를 따라가면 그뿐 아니겠나.”
서하준은 대화를 하는 내내 ‘아쉽다’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아쉬움이 많다는 건 그만큼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스스로에 상당히 ‘짜다’고 말했더니 서하준도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껏 자신이 나온 장면을 보며 만족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못내 ‘더 정리된 모습 보여드렸어야 했는데’라는 생각만 머리에 맴돈단다.
“저는 제가 나온 신 중에서 만족스럽다고 생각한 신이 한 장면도 없다. ‘옥중화’에서도 진세연 씨와 함께 하는 감정신이나 김미숙 선배님과 대립하는 장면에서도 연기를 하던 나와 TV에 비치는 나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옥중화’를 보면서 제 연기에 스트레스 받아서 TV를 끈 적도 많다.(웃음) 연기적인 부분에서 아직까지 ‘만족’이란 단어를 사용할 만큼 아량을 베풀 생각은 없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그는 스스로에 ‘깍쟁이’가 되려고 노력한다고. 배우는 늘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을 느끼고 풀어지면 한자리에 머무르게 될까봐 두렵단다. 최근 스스로의 모습에서 ‘여유가 사라졌다’는 걸 느끼고 조금은 여유를 되찾으려 한다는 서하준. 그에게 대담한 질문을 하나 했다. 가족극, 일일극에 많이 출연한 것이 하나의 ‘편견’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서하준은 “그런 건 두렵지 않다”고 딱 잘라 답했다.
“일일극, 주말극 이런 장르에 국한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 다만 제가 두려운 것은 한 인물에 국한되는 것이다. 소위 ‘무슨 전문 배우’라고 불리는 명칭 말이다. 다양한 삶을 살고 싶은데 한 이미지에 갇히는 게 두렵다. 그 이외의 다른 편견들은 제가 깨면 되는 거다. 저는 제가 앞으로 꾸준히 나아갈 것이란 믿음이 있다. 다만 서하준이란 도화지에 한 색깔만 칠해지는 것은 두렵다.”
‘다양한 색깔’로 칠해지고 싶다는 서하준. 최근 MBC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것이 비슷한 맥락인 걸까. 그는 “‘복면가왕’은 고민을 많이 하고 나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배우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섭외를 재차 거절했지만 세 번의 요청 만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이유를 묻자 “어머니께서 음악 프로그램을 다 챙겨보신다”고 말했다.
“배우는 중심이 ‘나’에게 쏠려있는 직업이다. 누군가에게 감사인사나 말을 전하기 어렵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께서 음악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하셔서 다 챙겨보신다. 제가 ‘복면가왕’ 나가면 깜짝 선물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노래를 따로 배워본 적은 없고, 때때로 뮤지컬 제안을 받은 적도 있지만, 만약 그런 무대에 올라간다고 해도 정말 연습을 많이 해서 제 실력이 부끄럽지 않을 때에 오르고 싶다.”
‘옥중화’는 즐기면서 한 작품이라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행복했다고 외치는 서하준. 이제 잠시의 휴식기를 거치고 또 다시 ‘등반’을 해야 하는 그의 ‘최종 목표’는 “여러 색깔을 입혀도 태가 나는 배우”다. 과연 그의 다음 ‘등반’은 또 어떤 색으로 서하준이란 도화지를 칠하게 될까.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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