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아파트 투자 열풍 한 가운데 자리한 서초 반포·잠원동 아파트촌(村) 전경. /사진=김호영 기자 |
지난해 11월 분양해 올 상반기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서초 반포동 '반포래미안아이파크'(서초한양 재건축) 인근 A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지만 상반기에 줄줄이 전매 제한이 해제된 강남·서초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는 잠잠하다. 지난해 말부터 3.3㎡당 평균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열면서 전매 차익의 여지도 줄어들어 시세는 '억대 웃돈'을 바라던 투자자들의 기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분양가가 14억3000만~15억3000만원인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5㎡형의 경우 서울부동산 정보광장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분양권 시세는 14억7000만~15억5000만원을 오간다. 3.3㎡당 평균 분양가 4240만원으로 1순위 청약 접수 당시 강남 3구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이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린 결과 계약이 1~2주 안에 마감되는 강남권 분양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올 초까지 분양을 이어왔다.
3.3㎡당 429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 가격으로 분양 시장에 나온 '신반포자이'(반포한양 재건축) 전용 85㎡형의 분양권 웃돈은 3000만~6000만원 선이다. 현장에서는 거래가 정점을 향해가고 있어서 추가 상승 여력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한 달에 10~20건씩 거래되던 것이 이제는 한 달에 3~4건 거래되는 정도인데 추격매수가 얼마나 더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며 "앞으로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시장에 나올 전망이다보니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분양가로 인해 억대의 차익 실현 여지가 줄어들었지만 일부 단지들은 웃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현장 전망이 나온다. 올 초 일반분양을 시작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투자 열기를 당긴 강남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의 D공인 관계자는 "11일 즈음부터 전매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매도자 우위' 분위기 속에 당장은 관망세이지만 중도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 때문에 초기 웃돈 호가가 1억원을 오가고 있다"며 "수요자들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가능해서 초기 투자금이 1억원 선으로 자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 때문에 매수 문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매도인들이 실거래가보다 신고가를 낮추는 '다운계약'보다는 양도세를 매수인에게 내도록 하는 '세금전가'를 선호하고 있다"며 "입주가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하에 나오는 요구"라고 말했다. 사실상 올해 8월부터 정부가 총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인 서울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통한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 보증 규제 이전에 분양한 단지의 웃돈 시세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유보적인 입장도 있다. 개포동 F공인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들썩이게 한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웃돈 호가만 높은 상황"이라며 "강남권에 눈독 들이는 사람들은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증규제로 인해 집단대출이 되지 않더라도 강남권 다른 단지를 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웃돈이 과연 천정부지로 치솟을지는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