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계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지만 ‘중국고섬 사태’, ‘중국원양자원 사태’로 촉발된 신뢰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은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 로스웰인터내셔널, 헝셩그룹, LS전선아시아 등 4곳이다. 이날 매매를 시작한 화승엔터프라이즈를 포함해 연말까지 5곳이 추가 상장할 전망이다. 중국 선전이나 상하이 증시에 비해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라 증시 입성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외국계 상장사의 주가 상승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로스웰, LS전선아시아의 지난달 30일 종가는 각각 공모가를 밑돌았다. 헝셩그룹도 상장 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같은 날 공모가인 3600원 수준을 회복했다. 차이나크리스탈의 주가는 공모가보단 높지만 상장 첫날에 비해선 낮았다.
분식회계를 저질러 2000여 억원의 피해를 발생시킨 중국고섬과 중국원양자원의 허위 공시 문제 등로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발생한 탓이 크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은 정보 유통이 적고 직접 소통할 기회가 부족해 상대적인 투자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 영향을 줬다.
일부 기업들은 투자 관심이 멀어지자 실익이 부족하다는 계산 아래 스스로 상장을 폐지한 경우도 있다. 현재까지 우리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 25개 중 자진 상폐한 회사는 4곳에 달한다. 실적이나 성장성 대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다보니 증자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로스웰, 헝셩그룹 등은 이에 따라 시장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투자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며 한국사무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고, 배당 계획도 공시했다. 차이나크리스탈 또한 중간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중국계 상장사의 배당은 3년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외국 기업의 경우 상장 예비심사 청구 전에 사전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예비 심사도 국내기업(45일)보다 긴 65일 동안 진행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꽤 큰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외국 출신 기업에 투자하는 걸 꺼리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가끔은 디스카운트가 과도한 종목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상장 주선인인 증권사가 제대로 실사하지 못한 채 기업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한국거래소가 이를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했다”며 부실기업을 가려낼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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