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질타로 받아온 롯데그룹에 대해 공정위가 조사를 벌였더니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국내 계열사 4곳을 숨겨왔고, 11곳은 주주 현황을 허위로 공시했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대학로의 한 공연장.
이곳을 소유한 업체는 자본금이 6억 5천만 원에 불과했지만, 만들어진 지 한 달도 안 돼 2백억 원의 뭉칫돈이 들어옵니다.
돈을 지원한 사람은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
신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과 딸 신유미가 소유한 곳으로 이 돈은 얼마 뒤 증여를 통해 이들 모녀에게 넘어갑니다.
신 회장의 영향하에 총수일가가 운영한 롯데 계열사지만 허위 자료를 제출해 이를 숨겨왔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이런 회사만 모두 4곳.
자산 수백억 원대의 알짜 회사들을 길게는 30년 넘게 은폐해 왔다는 건데, 롯데 측은 이를 부인합니다.
▶ 인터뷰 : 롯데그룹 관계자
- "서미경 씨는 법적 혼인관계가 아니고 4개의 서미경 씨 주주회사들이 롯데가 진행하는 사업들과 관련이 없는 곳이거든요. 이견이 있어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수일가가 소유한 일본회사들을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면서도 주주 현황을 허위로 공시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김정기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과장
- "롯데 동일인 신격호의 지정자료 허위제출 행위에 대해 고발을 결정하고, 롯데 소속 11개사의 해외계열사 관련 허위공시에 대해 과태료 5억 7,3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하였습니다."
공정위는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는대로 이들 위장계열사를 통한 롯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에 나설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