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50일을 남겨놓고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들의 거듭되는 악재로 미국 대선 판도가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7월말 치러진 양당 전당대회 이후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압도하면서 대세가 굳어지는 듯했으나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조사 결과 공개, 클린턴 재단의 축재 의혹에 이어 트럼프 지지자 비하 발언, 건강 이상설 제기 등으로 지지율이 급전직하했다.
지난 5~8일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여론조사 때만 하더라도 힐러리는 51% 지지율로 43% 지지를 받은 트럼프를 여유있게 앞섰으나 10~13일 CBS방송과 뉴욕타임스(NYT) 조사에서 46%대 44%로 좁혀지더니 급기야 지난 11~14일 FOX뉴스 조사에서는 45%대 46%로 트럼프가 힐러리를 역전했다. 또 10~16일 LA타임스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7% 지지를 받아 41% 지지의 힐러리를 크게 앞섰다.
두 후보의 전국 지지율 격차는 대부분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주요 경합지 지지율은 힐러리가 앞서고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경합지에서도 트럼프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블룸버그폴리틱스가 14일 발표한 오하이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48%의 지지율을 얻어, 43%에 그친 클린턴은 5%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플로리다 네바다 뉴햄프셔 등 경합지에서는 여전히 힐러리가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와의 격차는 현저히 좁아졌다.
이에 따라 부동층과 TV토론이 올해 대선의 승부를 판가름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힐러리와 트럼프 두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커 올해는 유독 부동층이 많다. 선거 데이터 분석 전문 ‘파이브서티에잇(538)’ 운영자 네이트 실버는 “2012년 대선 당시 5~10% 수준이었던 부동층 및 제3후보 지지층이 올해는 20%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50일 후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하느냐가 최종 당선자를 판가름한다는 얘기다.
지난 5~11일 실시된 NBC뉴스와 서베이몽키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유권자들의 지지는 힐러리 38%, 트럼프 36%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전당대회 이후 전국 단위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인 TV토론도 중요한 변수다. 역대 TV토론 승자가 막바지 대선전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TV토론은 어느 때보다 무게감이 크다.
특히 TV토론에서도 지지율 변화에 영향이 컸던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재단 의혹, 건강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에 대해서는 인종·종교·여성차별 등 각종 분열적 언행과
TV토론은 오는 26일 뉴욕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 10월 9일 미주리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 그리고 10월19일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의 네바다대학에서 3차례 열린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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