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2016’ 특집에 하차했던 정형돈이 잠시 얼굴을 드러냈다. 비록 짧은 분량이었지만, 그의 얼굴을 ‘무한도전’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큰 선물을 받은 셈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무한상사 2016’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유재석 부장의 사고에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여긴 정준하 과장이 하동훈(하하) 사원과 ‘권력의 정체’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스릴 있게 펼쳐졌다.
앞서 유재석과 함께 일했던 손종학, 전석호, 김희원 모두 사망하고 유재석마저 큰 사고를 당하자 정준하는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추적한 결과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권지용(지드래곤) 전무와 어떤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됐다.
알고 보니 권 전무는 뺑소니 사고를 냈고, 이를 김희원에 뒤집어씌웠다. 또한 이를 알고 있는 손종학 일행을 없애버린 것이다. 하동훈마저 권 전무의 손아귀에 넘어갈 뻔 했지만, 하동훈은 유혹의 길목에서 양심을 선택하고 권 전무의 “사람을 죽였다고”라는 말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전직원에게 전송했다. 결국 권 전무는 경찰에 구속되고, 유재석과 정준하, 하동훈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날 ‘무한상사 2016’에는 지드래곤, 김혜수부터 쿠니무라 준까지 정말 많은 스타들이 등장했다. 김혜수와 이제훈은 tvN ‘시그널’의 차수현, 박해영으로 등장해 임팩트 있는 연기를 펼쳤고, 쿠니무라 준은 손종학, 전석호, 김희원과 뭉클한 회식신을 소화하며 정준하를 비밀의 끝에 인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미선, 신동미, 김원해, 김환희 등도 ‘무한상사’를 빛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카메오 출연자가 있었다. 바로 10년간 ‘무한도전’과 함께 하고 얼마 전에 프로그램을 하차한 정형돈이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무한도전’을 잠시 떠났던 정형돈은 복귀를 계획하고 있었고, 심지어 ‘무한상사’에 분량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전해졌을 때 시청자들은 ‘정형돈 없는 무한상사가 가능 하냐’며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형돈은 ‘무한상사 2016’에 깜짝 등장하며 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이끌었다. 그는 환자복을 입고 나와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는 유재석을 바라보며 “힘내라. 지금은 고통스럽고 힘겨워도 이겨내야 한다. 빨리 회복하셔서 다 같이 웃으면서 꼭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마치 자신에게, 혹은 시청자에게 하는 약속과도 같은 대사였다.
‘무한도전’을 꾸준히 시청해왔던 시청자들은 정형돈이 별다른 인사 없이 ‘무한도전’을 떠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인사 한 번 해준다면 더 마음 편히 그를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정형돈은 ‘무한상사 2016’을 통해 마침내 시청자들에 마지막 인사를 한 셈이었다.
그의 등장은 ‘무한상사 2016’을 완성시키는 요소였다. 정형돈은 ‘무한상사’ 시리즈에서 직장인들의 애환을 가장 잘 드러내고, 가끔은 ‘돌변’해 부장과 과장에 대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확 뚫어줬던 인물이었다. 가장 애틋했던 정형돈이란 캐릭터가 사라져 아쉬운 터였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비로소
스타들의 영입에만 신경 쓴 게 아니라,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충을 담으면서도 반전을 선사한 ‘무한상사 2016’은 정형돈의 등장으로 애청자들의 응어리마저 풀어주며 가장 완벽한 ‘무한상사’를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던 특집이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