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재기를 준비하는 한화투자증권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6일 자사 신주인수권 3만주를 매입해 보유지분을 14만9232주로 늘렸다.
한화투자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신주발행가는 2245원이며 발행주식수는 총 8900만주다. 구주주 청약은 오는 19~20일에, 일반 공모는 22~23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자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하려는 임직원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진행한 예비청약 결과 청약률은 110%를 초과 달성했다. 우리사주 몫은 우선배정분 20%로 약 400억원 규모다.
한화 그룹사들도 전방위적으로 한화투자증권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는 한화투자증권의 구주주 청약에 추가로 배정된 신주 1주당 0.2주의 초과청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 구주주(개인)들도 초과청약이 가능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사 본연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여 대표 체재로 전환한 이후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두산밥캣 IPO의 공동주관사 선정, 벨레상스서울호텔(옛 르네상스호텔)의 재개발 단독 금융주관 등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추진 중인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외에 해외 증권사와 협업해 국경 간 인수합병(크로스보더 M&A)를 위한 사모펀드(PEF) 출시도 준비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반기(2분기)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며 주가 역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회사 내부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계속되는 공매도로 인해 힘을 못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공매도 물량은 지난달 18일 4만64052주로 총 거래량 대비 19.2%였지만 지난달 30일 53만8847주로 44.7%까지 치솟았다.
지난 5일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종가 기준 2380원을 기록해 유상증자분 신주발행가와 불과 135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주가가 지속 하락해 신주발행가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투자 매력을
앞서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발행가가 액면가 이하로 확정됐고 공매도 세력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회사가 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아 사업 확장과 영업망 확충에 사용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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