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공항 총격 소동…'테러 공포' 확산에 따른 오인신고
↑ LA공항 / 사진=연합뉴스 |
전 세계적으로 테러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국 대도시 공항이 잇따른 총격 오인신고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2주 간격으로 미국 내 최대 국제 관문중 하나인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차례로 총격 오인신고가 이어지면서 공항이 아수라장이 되고 수시간에 걸쳐 운영이 마비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습니다.
올해 들어 벨기에 브뤼셀과 터키 이스탄불 등지에서 공항을 표적으로 삼은 대형 테러가 잇따르자 공항 이용객들이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에도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공포를 키우고 있습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밤 미국 서부 관문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공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혼비백산한 수많은 승객이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서둘러 대피했고, LA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무더기로 지연되거나 취소됐습니다.
경찰은 즉각 공항을 폐쇄하고 총격 용의자 수색에 나섰으나 공항 어디에서도 총격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승객들이 굉음을 총소리로 잘못 듣고 벌어진 소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터미널이 안전하다는 경찰 최종 발표가 나오기까지 LA 공항은 2시간가량 마비 상태였습니다.
승객들이 소셜미디어 등으로 총격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공포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소셜미디어를 보고 경찰에 총격이 발생했다고 신고한 승객도 있었습니다.
2주 전인 지난 15일에는 미국 동부 관문인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서 총격이 일어났다는 911신고로 3시간가량 공항 운영이 마비됐습니다.
대피 명령이 내려져 승객들이 공항 밖으로 쏟아져나오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으나 경찰 수색 결과 공항에서 총격 흔적이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리우하계올림픽 육상 100m 결승 TV 중계를 공항에서 지켜보던 승객들이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선수의 우승 소식에 환호성을 지르고 갈채를 보내자 이를 총격 소리로 오인해 신고가 이뤄졌다는 추측에 무게가 쏠렸습니다.
이때도 JFK 공항 이용객들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혼잡한 현장 사진과 영상을 퍼 나르면서 총격 신고로 혼란스러운 공항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이러한 소동은 최근 JFK 공항과 LA 공항을 포함한 미국 전역의 공항이 브뤼셀과 터키 테러 이후 만일에 대비해 보안과 경계를 한층 강화한 상황에서 벌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두 사건은 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고 입증되지 않은 신고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각국 공항들이 직면하게 된 과제를 보여줬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보안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앤서니 로먼은 "오인신고를 피할 수 없으며 이에 항상 실제 공격이 일어난 것처럼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화재를 무서워하므로 허위 화재 경보에도 바로 대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엘알 이스라엘 항공 보안 책임자이자 보안 컨
그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치러진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국(TSA) 주관 공항 보안 검사 70건 중 67건에서 가짜 무기와 폭탄 탐지에 실패했다고 국토안보부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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