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늘 얘기하는 이른바 신의 직장,
바로 대한민국 '국회'지요.
어제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국회의원의 수당과 의정활동 지원경비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의원들의 세비가 하는 일에 비해 많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죠. 그런데 눈에 띄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1년에 두 번, 설과 추석 명절에 국회의원들이 받는 수당. 이 수당만 7백만 원이 넘는다는 겁니다.
기본급의 60%를 상여금으로 지급한다는 공무원법에 따른 건데, 명절 보너스도 못 받는 소시민들에게는 꿈 같은 얘기죠.
정종섭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국회의원의 세비를 정할 때 외부 전문가의 심의를 거치자고 돼 있습니다.
그동안은 국회사무처가 국회 규칙에 따라 정하고, 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뒤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했거든요. 자기들이 받는 돈을 자신들이 규칙을 정하고, 자신들이 심의한 뒤, 자신들이 결정하는 '그들만의 리그'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사이, 월평균 수당은 1988년 101만 4천 원에서 올해 1,149만 원으로 11배가 올랐습니다.
1988년 올림픽 무렵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천 원. 지금은 4천 원 정도하니까 짜장면 값에 비해 세비는 참 많이도 올랐죠? 여기에 정근수당과 명절휴가비, 각종 지원경비까지 따로 받으니 참 많이들 챙겨가셨습니다.
국회는 임기가 시작될 때마다 늘 국민에게 약속합니다.
'특권을 내려놓겠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
하지만 특권 내려놓기 법안은 지지부진하고 있고, 지난 달 출범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는 이제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국회사무처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74점, 세계평균 보다 15점이나 높습니다.
말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얘기니, 그들이 얘기하는 특권 내려놓기라는 말에도 믿음이 안 가는 건 그 때문이겠죠?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 80여 일이 됐습니다.
학교 문을 열어놨는데 자기네들 반장을 뽑겠다고 이리 흩어지고 저리 모이면서 세력들만 과시하고, 정작 본분인 학업에는 소홀하다면 그들이 과연 학생일까요?
내년에 전교회장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은 민생탐방이라는 이유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외국까지 다녀오면서 진짜 국민이 맞닥뜨린 민생 현안과는 한참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국방 과목도, 사회 과목도, 경제 과목도 모두 낙제점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분들은 월급과 수당은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는거죠.
어느 날 갑자가 국민들이 퇴학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이분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합니다.
지금이라도 좀 알면 용서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