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광장을 지나가다 보면 곳곳에서 노숙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죠.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함의 존재일까요.
아니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존중해야 할까요.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루 유동인구가 40만 명에 달하는 서울역입니다.
낮 기온 34도의 무더위에도 역 앞 광장으로 나온 노숙인들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힘없이 손을 내밀며 한 여성에게 돈을 구걸하는 남성.
기초생활수급비로 대낮부터 악취를 풍기며 술판을 벌이는 이들도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유소라 / 인천 연수구
- "냄새 나고 그러니까 불쾌한 것 같아요. 술 취해서 해코지할까 봐 무서운 것 같아요. "
이 뿐만이 아닙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일부 노숙인들이 대낮에 술을 마시고 난 자리에는 술병과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서울시내 거리에서 364명이 노숙 중인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165명이 서울역 주변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시 측은 지난 1998년부터 노숙인 자립지원 정책을 실시해 거리와 시설 노숙인을 사회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문제는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자립의 의지가 없는 노숙인도 적지 않다는 겁니다.
엄연한 시민이기 때문에 강제로 내쫓을 수도 없는 상황.
▶ 인터뷰 : 김 모 씨 / 노숙인
- "(쉼터에) 안 가는 이유가 있죠. 가면 자유롭지 않으니까 그렇죠. "
법원도 공원에서 음주상태로 누워있던 노숙인을 경찰이 내쫓은 건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의 불편과 노숙인의 인권사이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