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스크린법정] ‘터널’에 갇힌 하정우, 어떤 보상 받을 수 있나

영화를 보다 보면 황당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인지 ‘스크린법정’에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주>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 돼 있습니다.

[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건일지

영화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드라마다.

극 중 정수(하정우 분)는 부실공사로 인해 완공 한 달 만에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히고 만다. 20일 넘게 구조작업을 기다린 그는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이때 터널에 갇혔던 정수는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터널을 공사한 기업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할 수 있을까?

◇ ‘솔로몬’ 김도경 변호사의 선택은?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안에서 터널 공사를 한 기업의 현장관리인 또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터널 신축공사에 대한 지도·감독업무에 종사하는 자와 위 공사의 감리를 맡은 책임감리원 등은 터널공사를 시공 및 감리 함에 있어서 붕괴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여야함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되는바 이러한 부실공사 및 감리로 인해 정수에게 상해를 가한 것이라면 업무상과실치상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한, 건축법 제106조 제1항은 ‘건축법에 위반하여 설계·시공·공사감리 및 유지·관리와 건축자재의 제조 및 유통을 함으로써 건축물이 부실하게 되어 착공 후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하자담보책임 기간에 건축물의 기초와 주요구조부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일반인을 위험에 처하게 한 설계자·감리자·시공자·제조업자·유통업자·관계전문기술자 및 건축주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자는 무기징역이나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107조 제2항은 ‘업무상 과실로 제106조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안에서 터널공사를 설계Gks 자, 감리자, 시공자 등이 건축법에 위반하여 부실시공을 한 업무상 과실로 정수에게 상해를 가한 것이라면 동법에 의해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은 제23조 제2항은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67조 제1호는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안에서 사업주인 해당 기업의 현장책임자는 동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으며, 동법 71조 양벌규정에 의해 위 기업에 대해서는 벌금이 과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수는 위 기업의 대표자, 현장책임자, 책임감리원 등을 상대로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 건축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형사고소를 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민사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