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8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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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협력업체인 조선업체 가야중공업이 기업회생(법정관리)절차 졸업을 위해 또다시 매각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부터 벌써 네 번째 매각 시도지만 조선업계에서는 가야중공업의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미 시장에 나온 또다른 중견급 조선업체들이 매각에 실패한데다가, 조선업의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어서 투자자가 당장 가야중공업을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은 이르면 다음주 중 회생기업 가야중공업과 그 계열사 삼화조선·동일조선의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8월중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법원은 9월초 잠재적 매수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은 후 10월에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야중공업으로서는 이번이 네번째 매각 도전이다. 가야중공업은 2015년부터 세차례나 새 주인을 찾아나섰지만 예상외로 매수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바람에 전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조선업계가 구조적인 장기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 가야중공업의 매각 가치가 크게 떨어진데다가, 매각 측과 매수 측의 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도 컸기 때문이다.
가야중공업은 경남 통영에 위치한 조선업체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용 메가블럭(선박을 구성하는 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가야중공업은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500억원 이상의 매출액과 4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조선업계가 불황에 빠진 2014년 이후 수주실적이 줄어들며 경영난을 겪어왔다. 결국 지난해 6월부터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법원의 관리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53억원에 영업손실 113억원을 기록했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가야중공업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고 있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지난해 영업적자가 합쳐 7조원에 달할만큼 조선업의 구조적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소 조선사의 인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발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 및 횡령·배임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은 가야중공업의 장기 성장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중소조선업체들이 잇따라 매각에 실패했다는 사실도 가야중공업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올해 초 매각을 추진하던 선박 기자재 업체 장한은 적절한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실패했고, 삼라마이다스(SM)그룹을 인수협상우선대상자로 선정한 SPP 조선도 끝내 올해 6월 매각측인 채권단과 SM 그룹간 협상이 결렬되며 청산 위기에 몰렸다. 조선소 인수에 관심을 둔 투자자로서는 가야중공업 외에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 셈이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