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선한 미소를 띠며 중저음의 목소리를 내뱉으며 조근조근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배우 이정진의 모습은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모습이다. 그러나 영화 ‘트릭’ 속의 이정진은 그간 우리가 알던 그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도덕성을 버린 채 자극적인 소재만은 찾는 PD로 분한 이정진은 영화 속 캐릭터 석진 그 자체였다.
“‘트릭’을 왜 하게 됐냐고 했을 때, 방송계 이면의 이야기가 사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작은 일부일 수도 있겠지만, 석진이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는 분들은 진짜 못됐다고 하지만 혼자서 본인에게 되물었을 때 저런 사람이 싫다고, 또 자신은 저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까 싶죠. 누구나 이면, 양면성이 있잖아요. 다 같이 있으면 막 손가락질 하면서 또 혼자 있으면 속으로는 다르게 생각을 하죠.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어요.”
↑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덕분이겠지만, ‘트릭’에서 이정진을 보면 그가 마치 석진과 같은 성격을 지닌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혼연일체가 됐다. 시한부 환자를 눈앞에 두고도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생각에 슬며시 미소를 짓는 그의 얼굴은 결코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저는 (실제로) 그렇게까지는 못해요(웃음). 누구나 그런 욕망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머무를 수 없고 다 올라가고 싶잖아요. 저는 성격상 그렇게까지는 못해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최대한 이 영화에서 이정진을 배제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좋은 사람이라는 게 아니고(웃음), 캐릭터 자체가 나쁜 사람이 아니고 그냥 정해놓은 목표를 밀고 나가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걸 밀고 나가면서 연기를 했죠.”
그리고 그는 “그냥 나쁘다고만 표현 되면 실패한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이정진은 “단순히 나쁘다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수식어를 들을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냥 나쁘다고 표현되면 실패한 거라고요. ‘트릭’은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보고 나서 가볍게 맥주 한 잔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회사에, 내 주변에 있는데’ ‘나도 저런 적이 있지 않나’ 그런 대화가 나오지 않을 까 싶어요.”
시청률만을 쫓으며 자극적 소재만 찾는 PD가 있다면, 배우에게도 이런 부담은 있을 것이다. 영화를 촬영하면 동원할 관객 수에 욕심이 날 테고, 드라마에서는 시청률을 확인하며 일희일비할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이정진은 그런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해낼까.
“제가 스포츠를 좋아해서 (주변) 운동선수를 보면
그는 배우로, 또 사진작가로서 활동 중이다. 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개인전을 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추기도 했다. 그가 사진기를 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원래 저개발 국가에 많이 갔어요. 그 안에서 제가 경험한 걸로 이들과 함께 할게 뭐가 있나 생각해보니, 이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서 집에 걸어주자 싶더라고요. 그리고 엄마들에게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서 주고요. 그렇게 하면서 찍기 시작한 게 이제는 개인작업을 하면서 사진전까지 하게 됐죠. 처음엔 취미보단 그냥 제가 하고 싶었던 건데, 지금은 취미가 아니에요”
↑ 사진=MBN스타 DB |
“사진을 하다 보니 작가 그룹에 속해있어요. 작가 모임이 있는데, 예전에 인사동에서 했던 그룹전에서 구본창 선생님이 감수를 해 주신 적이 있어요. 그 당시에 제가 정말 팬이어서 사인을 받았는데, ‘이정진 작가’라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책임감도 생겼어요”
배우, 사진작가 이외에도 그는 얼마 전 1인 기획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도전이었을 것이고, 그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40대를 바라보며 또 다른 도전을 꿈꾸는 그가 이런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은 건강해서 괜찮아요. 안 그래도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신동엽 형도 한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