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사건 청탁 금품수수…검찰 수사관 재판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 씨(51·수감 중)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1000만원을 받는 등 “사건 처리에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365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검찰 수사관 김 모씨(50)를 지난 12일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이 같은 혐의로 지난달 23일 체포돼 26일 구속됐다. 정씨로부터 촉발된 ‘법조 비리’ 의혹 사건에서 검찰 내부 관계자가 기소된 건 김씨가 첫 사례다.
김씨는 정씨가 지난해 6월부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평소 친분 관계를 유지하던 정씨로부터 해당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청탁하겠다며 서울 강남의 P호텔에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11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 사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에 근무하면서 고소 사건 관계자로부터 265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사기 사건의 피의자였던 조 모씨로부터 ‘무혐의 또는 불구속 수사 등의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취지로 부탁을 받고 모두 5차례에 걸쳐 2150만원을 받은 혐의다.
김씨는 조씨와 가깝던 브로커 이민희 씨(56)에게서도 같은 취지로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는데, 이씨는 정씨가 자신의 구명 로비를 벌이는 데 동원된 법조 브로커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의 고교 후배이기도 한 이씨는 홍 변호사에게도 사건을 연결해주는 대가로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법조 로비 의혹에 추가로 연루된 공무원들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지난 12일 밤에는 또 다른 법조 브로커 이동찬 씨(44·구속 기소)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김 모 경위를 지난 체포했다고 밝혔다. 13일 오전에는 김 경위의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고 14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 경위는 이씨로부터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40·수감 중)가 연루된 형사사건과 관련한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