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소속 의원들이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사임으로 불거진 경제외교 책임론에 대해 정부를 집중 추궁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한국은 AIIB에 다섯번째로 많은 4조 3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분담금을 납부했는데 누가 부총재로 적합할지 검증도 하지 않았고 부총재직을 박탈당했어도 아무런 답변을 못하는 외교적 참사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기재부 업무보고때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홍 부총재의 인선과 관련해 개인의 의사였다고 했는데 지난 2월 홍 부총재가 선임되자 ‘대통령 지원과 범정부차원의 결실’이라며 기재부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했다”면서 “공로는 대통령의 것이고 과실은 개인의 것이라는 현 정권의 책임지지 않는 태도는 국민 불신만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또 최근 녹색기후기금(GCF)에서 대리국 지위를 박탈당한 것도 박근혜 정부의 무능한 외교능력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기재위 간사인 윤호중 의원도 “유 부총리가 지난 업무보고시 홍 부총재의 임명과정 관련 ‘정부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어떠한 상의도 없었다’라고 답변했는데 직접 유 부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부총재 임명을 부탁한 사실이 밝혀진만큼 이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유 부총리는 “정부가 한국 사람을 AIIB에 받아달라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저희도 답답하고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사드 배치와 AIIB 부총재직 박탈이 같은 날 발표됐는데 (중국과) 연관성이 있는 거 아니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부총재 자리를) 한국에 안주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CFO 등 새로 선임할 자리에 저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부총재직을 다시 확보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2015년 회계 결산 심사를 위해 열린 이날 회의는 홍기택 사태와 서별관회의 문건 관련해 여야 공방이 펼쳐지면서 한시간 넘게 지연되고나서야 간신히 진행됐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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