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칠산대교, 근로자 난간 붙들고 사투…부실시공 주장도
↑ 칠산대교/사진=연합뉴스 |
8일 전남 영광과 무안을 잇는 '칠산대교'가 공사 중 기울어지며 무너졌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 14명 가운데 6명이 상판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기울어지는 다리에서 버티다가 다쳤습니다.
사고는 무거운 상판을 고정하는 교각 내 강봉(쇠기둥)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사고대책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익산청은 원인 조사를 하고 기울어진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해체하고 새롭게 짓는 복구 방법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상판 기울어지며 주저앉아…근로자 난간 붙들고 사투
8일 오전 10시 57분께 영광군 염산면 칠산대교 공사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시소처럼 기울어지며 주저앉았습니다.
바다 쪽 방향 상판 끝 부분에서 거푸집을 설치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공사를 진행하던 중 다리가 바다 쪽으로 천천히 기울면서 지면에 내려앉았습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상판에 남아있던 근로자 6명은 천천히 시소처럼 기우는 다리 상판 위에서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으려고 난간이나 건축 자재를 붙들고 안간힘을 버텼습니다.
근로자 김모(46)씨가 건설자재에 깔려 중상을 입었고 외국인 근로자 4명 등 5명은 난간을 붙잡으면서 골절상 등을 입었습니다.
◇ 교각-상판 연결부위 파손
익산청은 사고가 교각 상부의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고정 장치인 강봉이 끊어지면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교각과 상판을 연결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강봉은 길이 9m, 직경 4cm로 사고가 난 교각에는 모두 32개가 박혀있었습니다.
익산청은 상판을 지탱해야 하는 강봉이 끊어진 이유가 강판 하중을 견디는 힘이 부족했는지, 상판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발생했는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고 조사에 나선 영광경찰서도 하중을 버틸 수 있게 충분한 강봉과 철근이 사용됐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부실공사 여부와 공사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를 조사하고 과실이 드러나면 시공사, 하청업체, 감리업체 등을 입건할 방침입니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혈세 낭비를 감시해야 하는 발주처, 직접 시공하지 않는 원청 대기업, 노동착취로 공사를 진행하는 하청 전문건설사 등 모두가 관리 감독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부실시공을 묵인한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 복구는 들어 올리거나 해체하거나…6개월 이상 공사 지연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 사이의 바다를 잇는 칠산대교는 서해대교처럼 주탑에서 비스듬히 드리운 케이블이 직접 상판을 지탱하는 사장교입니다.
길이 1천820m, 너비 11.5m(2차로)로 공사는 2012년 시작됐으며 2019년 완공 예정입니다.
60m 간격으로 교각 14개를 바다에 먼저 세우고 교각 양쪽으로 다리를 건설하며 이어나가는 FCM 공법이 적용됐습니다.
㈜대우건설이 시행하는 칠산대교는 현재 47% 공정률을 달성했습니다.
익산청은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복구 방식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복구는 해상 크레인으로 기울어진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원인 조사, 보수 작업을 거쳐 복구가 시작되더라도 최소 6개월 이상 공사가 늦어질 전망입니다.
사고 원인과 이에 따른 책임, 복구 비용 등을 두고 갈등이 빚어진다면 공사가 언제 완료될 수 있을지 더욱 불투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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