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결정으로 중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 이후 달러화 가치는 오르고 다른 나라들의 통화가치는 절하되면서 중국 위안화도 경제학자들이 요구해온 수준까지 절하됐다”고 보도했다.
올들어 성장률이 6%대로 낮아진 중국은 수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위해 위안화 절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환율조작’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때마침 터져나온 브렉시트는 중국의 환율 고민을 일거에 해소해줬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2주간 위안화는 달러 대비 1.6% 절하됐고, 연초와 비교하면 1.9% 떨어진 상태다. 석달전 달러당 6.4위안대였던 위안화 값은 현재 6.68위안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급격한 자본유출 없이 위안화 절하 효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미소짓게 만들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올 2월까지 이어진 위안화 절하 국면에선 석달간 3000억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중국 금융시장을 일대 혼란에 빠뜨렸지만, 브렉시트 이후 위안화 절하 과정에선 대규모 외자유출 움직임이 없었다. 인민은행이 7일 발표한 6월말 기준 외환보유액도 전달에 비해 오히려 134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시장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 직후 주요국 증시 가운데 낙폭이 가장 적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브렉시트 이전과 비교해 상승흐름을 보여 현재 3000포인트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중국기업들의 영국내 투자 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몇년간 런던을 비롯한 영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는데 브렉시트 이후 외국 자본이 철수하면서 런던 상업용 부동산가격이 향후 20% 정도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8일 “영국 부동산가격 하락은 중국 투자자들에게 장기 투자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안화 절하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외환시장을 다시 불안에 빠뜨릴 수 있다고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