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도 결국 외국인 선수 교체 칼을 뽑아 들었다. 넥센, 한화, SK 등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데 반해, 교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kt는 기존 슈가 레이 마리몬의 부상이 길어지자 일주일 새 급히 대체 선수를 알아보고 영입을 확정지었다.
kt 구단은 지난 7일 “마리몬의 대체 선수로 우완 정통파 투수 조쉬 로위를 총액 22만달러(계약금 5만달러, 연봉 17만달러)에 영입한다”고 밝혔다.
로위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고 미국 독립리그에서만 6시즌을 보냈다. 2014시즌부터 멕시코리그에서 뛰고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멕시코리그의 커쇼’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고. 올 시즌 리그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 슈가 레이 마리몬은 부상 장기화로 kt 위즈를 떠나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2년 연속 교체의 길
지난해 앤디 시스코, 필 어윈에 이어 시즌 도중 나가게 된 외국인 투수가 벌써 3명이다. 1군 첫 시즌을 앞두고부터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자연히 따라붙었다. 그러나 2시즌 동안 팀 전력 절반을 차지할 외국인 선수들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kt는 지난해부터 투자에 인색하다는 인상을 풍겼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영입 과정에서부터 과감하게 투자한 다른 구단에 밀렸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왔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를 계속 교체하게 되면서 결국 돈을 이중으로 썼다. 낭비다. 현장에서는 ‘처음부터 좋은 선수를 데려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아직 한 장 더 남은 교체 카드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는 아직 한 장 더 남아있다. 시즌 초 팀의 ‘승리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던 마리몬이 가장 먼저 나가게 된 건 절대적으로 부상 때문이었다. 마리몬이 부상만 아니었다면 요한 피노 혹은 트래비스 밴와트 누가 먼저 교체되더라도 이상할 건 없었다.
마리몬은 우측 팔꿈치 후방 충돌증후군으로 지난달 12일 말소됐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회복이 더뎠다. 사실 마리몬은 시즌 초반부터 이 부분에 예민했다. 이에 코칭스태프는 투구수도 선수 본인이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외국인 투수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 이닝 소화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재발도 염려됐다. 조범현 감독은 “투구 스타일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피노 역시 완전한 ‘안전지대’에 있지는 않다. 마리몬이 부상 장기화로 먼저 교체됐지만 피노 역시 부상으로 한 달 넘는 기간 공백이 있었다. 부상 복귀 후 이전보다 좋지 않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피노까지 교체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 자체가 없다.
↑ kt 위즈 새 외국인 투수 조쉬 로위. 팀은 후반기 성적 반등에 보탬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치
조범현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 로위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선수가 없어서 멕시코리그에서 영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물론 ‘적응’이라는 게 외국인 선수 성공 여부를 가를 수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지금으로는 크게 기대할 수도, 기대해서도 안 된다는 의중이다.
그래도 영입 가능한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나은 선수를 택한 건 맞다. 코칭스태프가 각자 후보 선수들에 점수를 매겨 의견 합치를 봤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바로 올 수 있는 선수들 중에서 가장 나았다. 현재 던지는 걸 봐서는 가장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 코치가 주목한 건 안정감 및 이닝 소화다. 기존 선발투수진에게 부족했던 이닝 소화 갈증을 채워줄 것이라 봤다. 정 코치는 “너무 왔다갔다 하는 것 없이 안정감이 있었다. 멕시코리그서 100이닝 가까이 던졌는데 한 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고
후반기 kt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로위는 이르면 다음주 중 입국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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