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테러 희생자 140여명, 점점 과격해지는 IS
↑ 바그다드 테러 희생자 140여명/AP=연합뉴스 |
이라크 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이길수록 수도 바그다드가 더 위험해지는 역설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IS를 근거지에서 내쫓아 궁지에 몰아넣은 게 지난 3일(현지시간) 140여명을 숨지게 한 바그다드 테러의 간접적 원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번 테러가 IS 거점 중 한 곳인 팔루자가 지난주 함락된 후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하며 4일 이 같은 관측을 소개했습니다.
IS는 2014년 여름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을 차지하면서 이라크의 3분의 1가량, 시리아의 절반가량을 장악할 정도로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IS는 미군이 주도하는 격퇴군과 러시아의 공습을 받아 현재 점령지 상당 부분을 잃고 급속도로 세가 흔들리는 상황입니다.
동맹군은 몇 주 전에는 바그다드와 인접한 요충지 팔루자를 되찾아 이제 이라크에서 IS의 주요 도시 근거지로는 모술만 남은 상태입니다.
동맹군은 지난 3월 옛 유적이 많은 시리아의 팔미라를 되찾았고 최근에는 IS의 '수도' 격인 락까도 보급로를 끊고 외곽을 포위해 탈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민간인이 밀집한 공공장소에 대한 무차별적인 테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IS는 지난 2년간 장악한 지역의 절반가량을 상실하자 점점 게릴라 전법에 의지하고 애초 IS의 특징인 '자살폭탄 테러'로 회귀하는 양상을 노출했습니다.
BBC방송에 따르면 올해 2월 28일 사드르에서 두건의 자살폭탄 테러로 70명, 3월 6일 힐라에서 검문소 연료탱크 폭발로 47명, 같은 달 26일 이스칸다리야에서 축구장 자폭으로 32명이 숨졌습니다.
팔미라, 팔루자가 탈환되는 과정에서 테러는 더 기승을 부렸습니다.
지난 5월 1일 사마와에서 차량폭탄으로 33명, 같은 달 11일 사드르에서 차량폭탄으로 93명, 같은 달 17일 바그다드에서 4차례 폭탄으로 69명, 이달 9일 바그다드에서 자폭으로 최소 30명이 살해됐습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아랍국 정보관리는 "전날 테러는 팔루자를 잃은 데 대한 IS의 보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관리는 "IS는 자신들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않았고 여전히 이라크 국민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에게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격퇴전에서 동맹군이 승리할수록 바그다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이 더 위험해지는 현상은 앞으로 심화할 우려도 있습니다.
가디언은 IS가 장악한 마지막 도시 모술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이 이르면 올가을 또는 내년 초에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모술 탈환전이 본격화하면 손쉬운 테러 대상인 비무장 민간인 등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테러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 공항테러, 지난 1∼2일 방글라데시 다카 인질 테러, 이번 바그다드 시장 테러가 점령지 상실에 따른 IS의 전략변화라는 점에서 함께 묶이기도 합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IS가 점령지에서 쇠퇴하더라도 이데올로기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미국중앙정보국(CIA) 대테러 관리를 지낸 브루스 리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스탄불, 다카 테러범이 '외로운 늑대'(자생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점이 놀랍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덜 연구원은 "철저히 기획한 공격을 팀을 이룬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공격"이라며 "내가 '승냥이떼 작전'으로 규정하는 이런 공격이 점점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애덤 시프 의원은 이날 CBS뉴스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IS가 '글로벌 테러 캠페인'을 사악하고 교활하게 다루고 있다"며 "점령지를 잃고 있지만 동시에 전 세계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