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하네다공항의 전경. 하네다공항은 잘 짜여진 도시 교통망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일본은 지난 1995년 도쿄플랜 이후 수도권 균형 발전 계획을 포기하고 도쿄 도심 코어 육성으로 도시 개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여기에 포함된 게 바로 도심 인근 하네다 공항 국제화 계획이다.
그 덕분에 하네다 공항은 쟁쟁한 허브공항들을 제치고 승객수 기준 세계 5위 공항이 됐다. 반면 시 외곽에 건설된 일본 간사이 공항 등은 한동안 적자에 허덕이다 최근에서야 저가항공(LCC)을 유치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공항과 인근 도심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공항복합도시(Airport City)’가 세계적인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 때 소음에 대한 우려와 24시간 공항이 붐을 이루며 시 외곽으로 옮기는 것이 붐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공항 자체를 지역 발전 거점으로 삼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21일 영남권 신공항으로 선정된 김해공항의 경우에도 이같은 ‘공항복합도시’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 적합한 입지 선정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공항복합도시는 도시에서 직통으로 연결되는 20~30분 내 거리에 공항을 건설해, 공항을 거점으로 관광, 컨벤션,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도시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핵심은 공항과 도심을 잇는 별도의 직통 교통망이다. 네덜란드는 이같은 직통 교통망으로 스키폴 국제공항과 스키폴 업무도시를 30분대 생활권으로 묶어 다국적 비즈니스 허브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핀란드는 공항을 교통망을 통해 연구·개발(R&D) 도시와 묶었다.
오는 2019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은 베이징 중심 톈안먼 광장에서 남쪽으로 불과 46km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이다. 활주로만 4개, 70만㎡ 규모의 여객터미널과 7만5000㎡ 규모의 화물터미널을 갖춘 초대형 공항으로 연간 7200만명의 승객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트렌드는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영남권 신공항 심사에도 반영됐다.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 엔지니어는 21일 신공항 입지 평가 기준과 관련해 “최초 단계에서 35개 입지를 평가한 기준은 근접성과 지형, 도시화(urbanization) 정도였다”고 밝혔다. 사실상 ‘공항복합도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한 “국토 남단에 치우친 가덕도와 접근성이 낮은 밀양은 모두 이같은 기준에서 김해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향후 공항복합도시로의 성장가능성을 볼 때 밀양과 가덕도는 김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ADPi의 판단인 셈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69만㎡ 규모의 에어포트시티(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도심과 김해공항을 잇는 교통망 건설도 확장안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6000억원을 들여 경전선 부전~마산선과 김해공항 국제선터미널을 직통으로 잇는 4㎞의 준고속철을 신설해 김해는 물론 동대구까지도 복합도시 반경에 넣는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구포에서 김해까지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은 향후 김해공항이 공항복합도시로 발전할 경우
송기한 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해 신공항이 김해와 영남권 내륙을 잇는 화물 연계 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활주로 신설을 통해 국제화물 물동량이 늘어나면 이 같은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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