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그 마음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 연홍(손예진 분)은 우리가 예상하는 슬픔을 표현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차분한 의상이 아닌, 시선을 끌 법한 화려한 원피스를 입는 그의 행동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행동에 손가락질을 할 수가 없다. 그도 슬픔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연홍의 행동에 남편 종찬(김주혁 분)도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선거유세 중 딸이 실종됐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유세를 이어간다. 그렇다고 전혀 딸의 실종사건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그 두 가지의 사건 중 선거에 우선순위를 두는 종찬의 행동은 연홍보다 더 이상하게 느껴지고, 수상하다.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연홍은 딸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그간 알지 못했던 딸에 대해 하나 둘씩 알게 됐다. 편집증 환자처럼 딸의 흔적을 찾아가면 찾아갈수록, 그 흔적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는 사실을 연홍은 사건을 통해서 깨닫게 됐다. 같은 집에 살고, 입에 김밥을 넣어주는 다정한 엄마일진 몰라도 딸에 대해서는 무지한 엄마 연홍이다.
‘비밀은 없다’는 연홍이 딸을 찾는 과정, 그 과정에서 그간 엄마인 연홍이 알지 못했던 딸의 이야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딸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야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종찬의 관계를 서술한다. 뒤죽박죽 섞인 타임라인이 하나, 둘 맞아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후반부에서 비로소 처음 시작으로 다시 관객들을 이끈다.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딸을 잃은 엄마가 소리를 빽빽 지르고, 화려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며, 자해를 하는 등 과한 행동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애원하는, 보통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는 캐릭터와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표현 방식은 생소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런 캐릭터에서 찾을 수 있는 독특함뿐만 아니라, 영화의 연출도 독특하게 다가온다. 영화 중간에 흘러나오는 음악이나, 영화에서 펼쳐지는 폭력의 방식 등이 그렇다. 뒤죽박죽 얽히고설켜있는 사건의 연속상 위에서, 이런 독특한 연출이 더해져 잠시도 집중력을 놓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는 관객에게 새로움을 느끼게 해줄 수는 있으나, 그 정도가 어느 정도 용인될 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곡성’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와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충격을 동시에 안겨준 성공적인 케이스였다면, ‘비밀은 없다’는 그런 시도에서 신선함이 아닌 충격만 안겨준 케이스로 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비밀은 없다’에서 성공적인 요소는 손예진의 ‘재발견’이다. 그간 예쁘고, 아름답고, 청순함의 대명사였던 손예진이 ‘비밀은 없다’를 통해 그 모든 이미지를 무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