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산의 한 산부인과 의사들이 마약 성분이 든 식욕억제제를 무단 복용하다 적발됐는데요.
동물병원 수의사도 이 식욕억제제를 몰래 빼돌린 사실이 MB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마약이 병원에서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약 성분의 식욕억제제를 빼돌리다 적발된 부산의 한 산부인과.
2년 9개월 동안 무려 1천 6백여 정을 몰래 사들여 직원들과 다이어트용으로 복용했습니다.
하지만, 마약 관리대장에는 한 줄도 적지 않았습니다.
"먹는 향정신성 의약품은 따로 기재 안 했죠?" "네"
부산의 한 동물병원.
동물에게 쓰지도 않는 식욕억제제가 이곳에도 흘러들어 간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알고 보니 수의사가 일하던 간호사에게 사준 겁니다.
▶ 인터뷰 : 동물병원 수의사
- "그 부분은 제가 말하기가 그런데요. 얘기하기 곤란하니까 그만하시라니까요."
병원에서조차 마약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건 입·출고 내용이 담긴 관리대장을 손으로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보건소 관계자
- "(병원에서) 입고를 잡고 출고를 잡거든요. 그런 절차 자체가 없으면 약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기록물이 없으면 확인을 못 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자칫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이런 마약류가 암시장에서 불법 거래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마약류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정부는 이런 점을 우려해 마약류 관리를 전산화하기로 했지만 빨라도 2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