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주민·환경단체 "상괭이 떼 볼 만큼 바다환경 회복해"
↑ 태안 상괭이/사진=MBN |
"신진도 쪽 바다로 오면 상괭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걸 흔히 볼 수 있지요. 고기잡이도 그렇고 미역, 다시마도 다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 같아요."
2007년 기름 유출 사고로 '검은 재앙'을 겪었던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주만성(76) 어촌계장은 사고 후 9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요즘 태안 바다에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상괭이 100여 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바다가 거의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주씨는 "마을에서 전복과 해삼 양식을 많이 하는데 이것도 사고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작업이 되는 것 같다"며 "태안의 바다가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은 한 5년쯤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기름 유출 사고 직후인 2009년부터 '유류유출 사고에 따른 생태계 영향 장기 관찰'을 하던 중 상괭이의 집단 서식을 발견했다며 "태안해안국립공원이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해양생태계를 회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습니다.
태안 바다 환경 회복은 지난 1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태안해안국립공원을 연맹의 보호지역 카테고리 'Ⅴ(육상/해상 경관보호지역)'에서 'Ⅱ(국립공원)'로 변경하면서 이미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당시에도 "경관보호지역에서 국립공원 등급으로 변경된 것은 생태적 가치가 우수하고 관리·보전 상태도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07년 사고 이후 생태계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추진해온 보전·복원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부와 태안군은 사고 직후인 2010년부터 1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태안 바다의 특별해양환경 복원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사고해역의 어장환경과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국비 430억원을 들여 어장 환경개선과 침적 폐기물 수거 등 환경개선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사고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100년은 가야 생태계가 완전히 복원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했지만, 바다는 예전의 깨끗한 모습을 되찾았고 생태계 역시 빠른 속도로 회복됐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3년 7월 발표한 '유류오염환경영향평가 및 환경복원연구'보고서에도 언급됐습니다.
보고서는 태안의 해수 수질 기준 및 퇴적물이 국제 권고치 이하의 농도를 보였고, 모든 수산물에서 안전성이 검증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유류오염 사고로 훼손된 환경과 생태계의 현 수준과 회복 여부 파악 등을 위해 2019년까지 지속해서 피해 지역 영향조사와 장기생태계 모니터링을 할 계획입니다.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지원과 박강서 팀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1천억원이 넘는 많은 예산을 환경복원에 투입하면서 태안의 바닷가는 거의 다 복원됐다고 본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직 아쉬움이 있겠지만, 지자체와 공무원들은 사고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환경단체들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태안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윤석(59) 회장은 "단순히 희귀동물의 서식지가 확인됐다고 해서 전체 해양환경이 복원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태안의 바다가 외관상으로는 기름 사고 이전으로 상당 부분 복원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바닷속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피해 보상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자연환경은 예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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