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엠넷 '프로듀스101' 출신 걸그룹 연습생들이 소속사와 분쟁에 얽혔고, 최종 11인으로 추려진 아이오아이는 갖은 구설에 올랐다. 팬들의 응원 속에서 '꽃길만 걷자'던 이들의 꿈은 멀게만 보인다.
법무법인 준경 측은 19일 "이해인, 이수현은 지난 4일 소속사 S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SS엔터테인먼트는 이해인, 이수현과 부당한 계약을 맺고, 가수 데뷔를 위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최은빈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GM엔터테인먼트 측은 앞서 최은빈이 자신들의 지원 속에서 '프로듀스101'에 출연했지만, 이후 연락을 끊었다며 계약위반 및 사기혐의로 최은빈을 고소했다. 최은빈의 소속사 넥스타엔터테인먼트는 그와의 계약 관계를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맞대응했다.
대형 기획사를 비롯해 중소 기획사, 개인 연습생 등 다양한 걸그룹 지망생들이 모인 '프로듀스101'에는 시작 단계부터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졌다. 엠넷 제작진이 1년 전부터 연습생들을 찾아 출연을 조율하는 등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일반인 참가자가 아닌 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계약 관계가 향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기존 오디션프로그램에서는 일반인 참가자가 방송을 통해 주목을 받은 뒤 기획사들과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데뷔의 발판이 마련됐다. 그러나 '프로듀스101'은 시작 전부터 계약 관계에 묶여있었고, 이는 프로그램이 끝난 후 전속계약분쟁으로 이어졌다. 인지도가 없었던 연습생과 기획사들은 '프로듀스101'로 얼굴과 이름을 알렸지만, 그들의 계약 관계는 방송 출연을 통해 인지도와 엇나가게 된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내달리던 연습생과 기획사는 각자 다른 곳에 시선이 쏠렸다. 연습생들은 '프로듀스101'에서 생긴 각자의 팬덤을 등에 업고 더 나은 환경을 찾길 바랐고, 기획사는 유명 연습생을 통해 또 다른 구상을 했다.
전속계약에 묶인 가수들은 기획사의 의견에 활동 방향도 맞춰야 했다. 지난해 걸그룹 다이아로 데뷔한 정채연은 '프로듀스101' 최종 멤버에 선발됐고, 아이오아이로 다시 데뷔했다. 이어 그는 아이오아이와 다이아 활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팬들에게 알렸다.
정채연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팬들은 소속사의 의견이 더 반영된 결정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전속 계약 중인 신인 가수가 판단할 수 있는 범위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듀스101'에서의 성장 과정을 보고 정해연을 응원하게 된 팬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이오아이는 최근 방송에도 활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tvN 'SNL 코리아', JTBC '아는 형님' '님과 함께2', KBS 2TV '어서옵SHOW'까지 케이블 종편 지상파까지 활동 중이다. 아이오아이의 활약에 팬들은 흡족해하면서도, 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한 요소로만 쓰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한다. '시한부 걸그룹'이라는 한계 탓에 짧은 시간 안에 과도한 스케줄을 소화한다는 것이다.
아이오아이는 지난 5일 데뷔 쇼케이스에서 꽃길로 꾸며진 무대에 대해 "꽃길을 직접 걸어보니 느낌이 정말 남다르다"며 웃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데뷔를 이룬 소감이었다. 그러나 데뷔의 기회를 잡은 아이오아이는 물론 '프로듀스101' 탈락 참가자들도 아직 '꽃길'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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