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09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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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의 킴스클럽 매각 본계약 체결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면서 매각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KKR과의 가격에 대한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과 KKR은 당초 일정대로 킴스클럽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지난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랜드가 지난 3월 말 KKR을 킴스클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지 5주가 지났지만 가격 부분에 대한 양측의 생각이 달라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한 IB업계 관계자는 "어느 쪽도 양보하기 어렵다는 자세여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문사들도 거의 배제된 상태로 이랜드가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척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킴스클럽 매각 가격으로 1조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4000억~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KKR이 제시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랜드의 기대 가격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물러서거나 양쪽이 양보하는 모양새가 돼야 하지만, 이랜드와 KKR 어느 쪽도 물러서기 힘든 상태다.
이랜드는 킴스클럽 매각을 통해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가 킴스클럽 매각으로 1조4000억원은 받아야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 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더욱이 킴스클럽에 대한 애정이 높은 박성수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싸게 매각할 바에야 팔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매각 의지가 아주 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KR의 인수 의지도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KKR의 경우 바이아웃 투자시 투자금회수(EXIT)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면 투자할 이유가 없다"며 "KKR이 기존 제시 가격을 이랜드가 원하는 수준으로 높일 여지가 거의 없어 매각 불발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매각 무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딜이 깨졌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거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이랜드의 관심도 킴스클럽 매각보다는 이랜드리테일 중국법인 프리IPO와 공모 리츠 등 다른 자구계획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이달 중에는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며 "협상을 진행중이니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