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오늘은 어떤 날이었을까.
'오늘裏面'은 이러한 궁금증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지는 뉴스와 사건들 속에서 울고 웃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오늘이면은 과거의 오늘이 가진 다른 의미를 추적합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소외당하고 잊혀질 뻔한 사실들을 적습니다.
오늘의 역사를 통해서 지금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사진=연합뉴스 |
90년 전 오늘, 1927년 4월 27일은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가 태어난 날입니다.
“89세에서 90세로 넘어가는 시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시청자가 원하면 죽는 날까지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르고 싶다.”
한국 방송사(史)의 ‘산증인’, MC계의 ‘최종보스’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송해는 오늘날까지 ‘활발한’ 현역 방송인입니다. “빰빰빠 빰빠 빰빠 전국 노래자랑~ 송해입니다”라는 그의 힘찬 목소리는 일요일 낮을 흥겹게 하는 친숙한 인사말이 됐습니다.
그는 환갑이 지나서 잡은 전국노래자랑 마이크를 올해로 31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90세를 맞이한 나이에도 방송 진행자로 건재를 과시하는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을 수 없습니다. 국내외를 통틀어 사실상 유일한 90대 방송인입니다.
↑ 사진=연합뉴스 |
그의 삶은 우리 근현대사와 항상 궤를 같이 했습니다.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해주예술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그는 국립극단 단원이 되어 북한을 돌며 순회공연을 했고, 6.25가 발발한 이후 1.4후퇴 때 월남, 3년 8개월 동안 남한에서 군 생활을 하며 군예대에 편성되어 위문공연에 힘을 쏟았습니다.
군에서 제대한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 가수로 데뷔해 활약하던 중 1960년 KBS라디오 ‘샘터’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작으로 방송과 인연을 맺습니다. 이후 1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악극단 배우, 코미디언, MC는 물론 ‘송해송 나팔꽃 인생’ 등 음반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했습니다.
84세에는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이는 ‘최장수 무대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제 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선 문화, 예술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은관문화훈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처럼 송해는 60년 간 극단, 라디오, TV, 무대를 넘나든 우리 대중문화사의 산증인입니다.
↑ 사진=전국 노래자랑 스틸컷 |
2016년 오늘, 그가 90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고령을 한참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최전성기를 달리며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송해는 KBS의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멤버로 합류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나이를 잊은 예능감과 반세기 가량 나이차의 연예인들과 맛깔난 호흡으로 ‘송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말을 절로 실감케 했습니다.
↑ 사진=KBS 나를 돌아봐 |
또 남성잡지 ‘맥심(MAXIM)’의 표지모델로 나서 파격적인 보습을 선보였습니다. 영화 '대부'의 주인공처럼 ‘연예계 대부’ 분위기를 물씬 풍긴 그는 “89세에서 90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촬영 직후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 은행 광고에선 래퍼로 변신해 또다시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해당 은행의 장수모델인 송해는 고령의 나이에 랩 가사를 소화, 래퍼 딘딘과 호흡을 맞추며 녹슬지 않은 노래 실력과 연기력을 과시했습니다. ‘제2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사진=광고 캡처 |
그의 도전은 90세가 되어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가 향하는 길은 새로운 기록이 되고 방송사(史)의 한 켠을 장식할 겁니다. 고향인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 노래자랑~!”을 외치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는 송해. 부디 늘 건강하게, 언제나 국민 곁에서 영원한 '일요일의 남자'로 남아 그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MBN 뉴스센터 한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