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락사태로 재정난에 봉착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공사비 지급 차질로 공사중단 사태를 맞이한 ‘킹 압둘라 금융지구’에 대해 사우디 정부가 전면 계획 수정에 착수했다. <4월25일자 A1·10면 보도>
현재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거 공실사태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계획수정이 완료되기까지는 상당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현재의 공사중단 사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 정부가 발표한 경제개혁안 ‘비전 2030’의 후속 계획으로 현재 70% 정도 공사가 진행된 후 대부분 공사가 중지된 킹 압둘라 금융지구에 대해 건물용도·배치·임대료조정 등 대대적 계획 수정에 착수했다. 사우디 정부는 비전2030 계획안을 통해 킹압둘라 금융지구 계획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자인했다.
킹압둘라 금융지구는 총 160만㎡ 규모 부지에 약 78억 달러를 투자해 중동 최대 규모의 금융센터를 건설하는 공사로 지난 2007년부터 사우디판 ‘월가’를 표방해 추진됐다.
계획안 문서에는 “금융지구 계획이 경제적 채산성과 수요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진행돼 은행·금융기관 등 입주대상 회사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해 실패했다”고 기술돼 있다.
아울러 해당 문서는 임대료와 판매가격에 대한 합리적 조정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공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부동산에 대해 주거공간, 서비스용도 빌딩, 병원 지역을 늘리는 등 공간 재배치와 용도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미 계획 수정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비전 2030 계획은 사우디 왕실의 ‘실세 왕자’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30)가 주도해 원유에 의존한 나라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서비스·금융·제조업 등 산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계획이다.
리야드에 짓고 있는 사우디판 ‘월가’인 킹압둘라 금융지구는 이같은 산업다각화의 중심에선 산업단지 프로젝트로 살만 왕자의 산업다각화 성공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프로젝트다.
사우디 정부는 킹압둘라 금융지구 외에도 같이 추진중인 제다 등에서 건설하고 있는 6개 경제도시 역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내 건설되는 거대 도시계획 프로젝트의 총체적 수정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계획수정에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현재 공사 중단과 기성비 지급 사태가 한동안 지속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현재 삼성물산측은 발주사 측과 피해보상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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