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니, 오큘러스, HTC의 가상현실(VR) 기기들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제품은 무게가 300g 이상으로 큰 헬멧같습니다. 그 어떤 소비자가 좋아하겠습니까?”
2013년 설립된 중국 VR 스타트업 도도(Dlodlo)의 최고경영자(CEO) 토마스 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심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CE차이나2016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계란 한개 무게인 78g, 두께 16mm짜리 선글라스 모양의 VR안경 ‘V1’을 호주머니에서 꺼내자 세계 각국 취재진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토마스 리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연내 개발을 마치고 V1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개막해 사흘동안 심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CE차이나는 독일가전박람회 ‘IFA’의 아시아 버전 성격이다. 주최 측인 메쎄베를린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만든 행사다. 200여 참여 기업 가운데 중국 현지 업체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TV·세탁기 같은 전통가전 대신 헬스케어·VR(가상현실)·사물인터넷(IoT)·보안 등 요즘 뜨는 기술에 도전하는 기업이 수두룩했다. 특히 이들 기업 상당수가 창업한 지 5년도 안된 신생 벤처라는 점이 내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중국 전자산업이 역동적이라는 방증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하드웨어 설계 및 보안 분야 스타트업 ‘바고(VARGO)’는 CEO를 비롯한 전직원 평균 나이가 30대 안팎으로 젊다. CEO인 데이비드 푸는 “2년 전 창업해 역사가 짧고 직원수도 30여명에 불과하지만 어떤 기업보다 창조적”라며 “단시간 내 삼성·애플 못지 않은 혁신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고의 핵심역량은 바로 ‘모바일 보안’으로 기술진입 장벽이 타 분야 대비 비교적 높은 하이테크 분야다.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도 이 분야에 뛰어들 정도로 성장성이 높은데, 여기에 바고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CE차이나2016엔 중국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저마다 색다른 제품·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014년 심천에서 창업한 자전거 제조 스타트업 ‘리볼(LIVALL)’은 IoT 기능이 적용된 카본 소재의 자전거를 내놨다. 페달에 센서가 붙어 있어 운동량·이동거리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자전거를 타면서 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헬멧은 방향등 역할을 하고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치 왕 리볼 디렉터는 이날 기자를 만나 “우리 회사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마케팅 담당 등 80여명의 직원이 있다”며 “회사가 작고 직원이 젊다보니 CEO에서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키슈(Kisue)’는 2년 전 홍콩에서 시작한 가전 벤처다. 키슈는 20일 CE차이나 전시회에 LED 조명을 활용한 가정용 수경재배 장치를 선
[심천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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